중국,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양회 연기…긴급 경제대책 검토

입력 2020-02-2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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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전인대 개최일은 미정…성장률 목표 5.5~6.0%로 낮춰질 수도

▲중국 베이징의 대사관 거리에서 24일(현지시간) 군인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걷고 있다. 베이징/UPI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대사관 거리에서 24일(현지시간) 군인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걷고 있다. 베이징/UPI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충격으로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연기됐다.

2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오는 3월 5일 개막 예정이던 전인대 연기를 공식 결정했다. 다만 새로운 전인대 개최일은 미정이다.

전인대가 연기되면서 중국 최고 정치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도 사실상 미뤄지게 됐다.

매년 양회 기간 5000여 명에 달하는 전국 각지의 전인대 대표와 정협 위원이 베이징에 집결해 약 2주간 공산당 최고지도부가 수립한 주요 정책을 승인한다. 전인대는 명목상 국가 최고의결기관이지만 당의 의견을 그대로 따르는 ‘고무도장’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전인대를 통해 매년 중국의 정치와 경제 정책 우선순위를 엿볼 수 있으며 중요한 변화도 예고되기 때문에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예를 들어 매년 전인대 개막식 정부 업무보고에서 그 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가 발표된다. 2018년에는 국가주석 임기 제한을 철폐해 시진핑 주석의 평생 집권 길을 열었다.

중국은 지난 1954년 9월 마오쩌둥을 의장으로 베이징에서 처음 전인대를 열어 헌법을 통과시켰으며 1959년 정협과 전인대가 처음 함께 개최되면서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비정기적으로 양회가 개최되다가 문화혁명 시기 중단된 이후 마오쩌둥 사망 2년 후인 1978년 개혁개방을 기점으로 다시 열렸다.

1985년부터는 매년 3월 개최가 정착됐으며 1995년 이후로는 3월 3일 양회, 5일 전인대 각각 개막이라는 지금의 일정이 유지됐다.

중국 당국은 전인대 연기와 함께 긴급 경제대책을 추가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중앙정부에서 지방으로 재원 이전을 확대하거나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하는 등의 방안이 논의됐다.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을 완화하는 동시에 전인대 연기로 생길 수 있는 정책 공백에 대비한다.

중국 경제 운영 사령탑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충량(叢亮) 비서장은 ‘2020년 경제성장 목표를 수정할 것인지’라는 질문에 “올해 경제 운영 목표는 실현 가능하다”며 코로나19 충격은 일시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정했다. 이 목표는 전인대 개막식에 공식 발표되는데 전문가들은 지도부가 12월 회의에서 ‘6% 안팎’으로 지난해의 ‘6.0~6.5%’에서 축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여전히 한 중국 국무원 관계자는 닛케이에 “성장 목표는 더욱 탄력적일 것”이라며 “일정한 폭을 갖게 할 수 있다. 현재 ‘5.5~6.0%’로 목표를 낮추는 방안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인대 연기와 함께 각 정부부처가 이날 회견을 통해 긴급 대책을 속속 밝혔다. 어우원한(歐文漢) 재정부 부장조리는 “인프라 건설에 충당하는 채권 발행범위를 확대하고 한시적 감세 조치 검토 작업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지방으로의 재원 이전을 늘리며 직원 급여 지급 등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천위루 부총재는 “중소 영세대출을 늘린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지준율 인하를 조만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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