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멈춰선 대구 주택시장…"가격 그대로인데 찾는 사람 없어요"

입력 2020-02-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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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 아파트 매수 문의 뚝 끊겨…“사태 장기화땐 시장 위축 가능성”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 주택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잠잠해졌다. 문의 전화는 물론 매물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끊겼다.

업계에 따르면 수성구 황금동 ‘캐슬골드파크 1단지’ 전용면적 84㎡형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는 현재 5억5000만~ 6억 원 선으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지난달 거래가 5억2500만~5억9500만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캐슬골드파크 1단지는 KB부동산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를 모아 가격 동향 지표로 삼은 ‘KB 선도아파트 50지수’에 포함될 정도로 시장의 큰 관심을 받는 아파트다. 통상적으로 2ㆍ3월에는 이사 수요가 많은 시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매매 문의는 물론 이사도 뜸해졌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진 것은 아닌데 매물을 내놓은 사람도, 찾는 사람도 없다”며 “거래시장 자체가 멈춰선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동네는 단지 학군이 좋아 2ㆍ3월에 이사를 많이 오는 곳이다. 우선 이달까지는 이사를 오고 있지만 3월에도 이사 수요가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성구에서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범어동 ‘두산 위브더제니스’의 상황도 비슷하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매매 시세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록 기준으로 이 아파트 전용 129㎡형은 지난달 15억9000만 원에 거래됐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잔금 처리 때문에 중개업소에 들리는 계약자 외에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기다 보니 중개업무는 사실상 올스톱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구지역 주택시장이 입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접수가 가능한 청약과 달리 매매시장은 실물을 보고 매수 여부를 판단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우려로 외부인과의 접촉을 꺼리고 있는 만큼 실수요자들의 적극적인 거래 참여가 제한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가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안 미친다의 문제에서 영향을 얼마나 미칠 것이냐로 상황이 바뀌었다. 파장이 워낙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거시경제 위축 때를 보면 부동산 가격도 상당 수준 하락했다”며 “실제 매매시장에서는 실물을 안 보고 집을 살 수 없는 만큼 주택 수요가 위축되면 시장도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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