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테마주, 개미들만 샀다

입력 2020-02-25 15:40 수정 2020-02-2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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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테마주 장세도 길어지고 있다. 특히 수혜주로 묶여 단기 급등한 종목 매수세 대부분을 개인투자자가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주가가 47.8% 오른 우양의 개인투자자 누적 순매수 금액은 6454억 원에 달한다. 반면 외국인은 10억 원 순매수에 그쳤고, 기관은 6609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개인 매수세가 집중된 건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 수준으로 격상되며 간편식 관련 업체가 수혜업종으로 묶인 23일 이후다. 우양은 간편죽과 냉동밥, 핫도그 등의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B2B 방식으로 납품한다. 24일 하루 동안 개인은 해당 종목 주식 6724억 원을 사들였다. 평소 10만~20만 주 수준이던 거래량도 이날 1252만 주로 폭증했다.

수산물을 가공ㆍ유통하는 사조씨푸드도 이 기간 동안 개인이 4235억 원을 사들이며 주가가 8.5% 올랐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216억 원, 3868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타 간편식 업체뿐 아니라, 다른 이유로 테마주에 묶여 주가가 오른 종목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손 소독제 수요 급증이 전망되면서 바짝 급등한 에탄올 관련 업체(창해에탄올, MH에탄올 등)는 물론 온라인 교육주(아이스크림에듀, 대교, 비상교육 등), 택배 관련 물류업체(태림포장, 동방)도 이 기간 거래량이 급증했는데, 순매수 주체는 대부분 개인이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가진 물량을 내다팔았다.

반면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테마주로 묶였던 일부 마스크ㆍ백신 업체들은 개인과 외국인 매매양상이 반대로 뒤집혔다. 차익시현 매물이 출현하면서 주가가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마스크 대장주’로 불리는 오공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개인투자자 순매수세가 이번주 들어 매도세로 급히 뒤집혔다. 이달 초부터 21일까지 개인 순매수 규모가 1165억 원을 기록하면서 20%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24일 개인투자자 자금 2386억 원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1221억 원 규모 순매도세로 전환됐다. 반면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299억 원에서 1074억 원으로 축소됐다.

다만 일부 테마주에서 나타나는 외국인 매도세 축소는 공매도 상환을 위한 쇼트 커버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단순 순매수세로 인식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매도 과열종목이 급격히 늘어났는데, 이 중 테마주로 묶여 주가 변동이 심했던 종목들이 대다수 속해 있었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거래 비중이 높은 종목이 어닝 서프라이즈나 수주 공시 등 우호적 뉴스가 나올 경우, 공매도 청산과 함께 주가가 급반등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최근처럼 증시 펀더멘털 약화와 함께 전반적인 공매도 거래가 증가하는 경우에는 고위험 종목 관점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테마주 롤러코스터 장세’가 지속되면서 주가 이상 급등 시 발동되는 시장경보 종목들도 급격히 늘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코스피, 코스닥 시장을 합쳐 시장경보 조치가 내려진 종목은 138개로, 전년 동기(109개)보다 2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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