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대구를 전격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장에서 코로나19 대응을 하고 있는 대구지역의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고 확진자가 대거 입원해 있는 대구의료원을 방문하는 등 ‘TK 방어’에 전력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대구와 경북은 코로나19 전국 확진자 893명 중 731명(이날 오전 9시 기준)이 몰려 있는 지역이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경북 청도의 청도대남병원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약 한 시간가량 대구지역 대책본부 현장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대구시의 대응 현황 등을 보고받고 방역대책을 점검했다. 또 범정부 지원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이번 주 안으로 확진자 증가세에 뚜렷한 변곡점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충분한 재정 지원을 위해 국회 동의를 얻어 추경 예산 편성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면서 정부의 가용자원을 대구에 총동원해 사태가 조속히 진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저녁부터 국무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 본부장으로서 직접 이곳에 상주하며 현장을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대거 입원해 있는 대구 의료원을 방문해 현황을 보고받고 의료진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2시 40분께 대구 의료원을 찾아 환자 현황 및 대응체계에 관해 브리핑을 받았다. 대구의료원은 대구 지역 코로나19 전담 병원 중 한 곳으로, 대구시 확진자 500명 중 114명(오전 9시 기준)이 입원해 있는 곳이다.
문 대통령이 감염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구지역 곳곳을 직접 점검하며 총력방어에 나선 것은 이곳에서 코로나19를 막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주 안에 변곡점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문한 것은 수일 내에 TK지역 확산 완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코로나19가 전국으로 무차별 퍼져나가는 사태를 막을 수 없다는 절박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동요하는 지역 민심을 달래고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포석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안에서는 이미 지난 주말께부터 대통령이 직접 대구를 찾아 TK 주민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이 이날 대구 현장에서 “오늘 저녁부터 국무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 직접 이곳에 상주하며 현장을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말한 점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넘어서는 지원을 약속한 것 역시 특단의 대책을 통해 TK지역의 사회경제적 피해를 덜어 민심을 위로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특별대책회의에서 “특별교부세와 예비비를 포함한 긴급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해 나가는 것은 물론 대구ㆍ경북 지역 지원을 위한 추경편성에도 힘을 쏟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