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코로나19 통제할 수 있다더니...對한국 여행경보 ‘최고 단계’로 격상

입력 2020-02-25 17:58 수정 2020-02-2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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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하루 앞두고 열린 선거 유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맨체스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하루 앞두고 열린 선거 유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맨체스터/AP뉴시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로 격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잘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한 뒤 나온 결정이어서 주목된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에서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최고 단계인 ‘경고(Warning)’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에 대한 경보 수준과 같은 등급이다.

CDC는 “한국에서는 코로나19가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파돼 호흡기 질환이 광범위하게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모든 자국인에게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CDC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3단계’로 격상한 건 중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 나라다. CDC의 여행경보는 ▲주의(Watch·일반적인 사전 주의) ▲경계(Alert·강화된 사전 주의) ▲경고(Warning·불필요한 여행자에) 3단계로 나뉜다.

CDC는 요코하마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감염자가 대거 나온 일본에 대해서는 지난 22일 2단계로 상향한 후 아직 이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고령자나 지병이 있는 사람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방일을 연기하도록 당부했다.

CDC의 이런 결정은 인도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25일(인도 시간) 새벽 트위터에 “코로나바이러스는 미국에서 매우 잘 통제되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이들, 모든 관련국과 연락하고 있다”고 적은 후 나왔다. 그는 “CDC와 세계보건(기구)은 매우 열심히 그리고 매우 똑똑하게 일해왔다”며 “주식 시장도 내가 보기에 매우 좋아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 출장까지 가서 일부러 이런 트윗을 올린 건 코로나19 감염 확대에 대한 위험을 우려하는 시장의 동요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미국에서는 24일에 18명의 감염자가 추가되면서 총 확진자는 53명으로 늘었고, 이에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이날 미국 증시는 2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가 정권에 타격을 줄까 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얼마전 트럼프는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탔다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미국인 14명을 자신에게 보고도 없이 전세기에 태운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격노했다. 그는 담당자들에게 “이번 일이 정권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불만을 터트렸다고 한다. 미국에서 대규모 감염이 일어나면 자신의 재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미국은 내달 시행 예정이던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마크 에스퍼와 정경두 한미 국방장관은 24일 워싱턴에서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미연합 군사훈련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과 미국은 3월 9일부터 ‘동맹연습’ 등의 이름으로 ‘연합지휘소훈련(CPX)’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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