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에 대한 태도는 ‘망하지 않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자기계발’과 ‘힐링’이 범람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노력이 ‘노오력’으로 자조되고 ‘N포’를 당연시한다. 적당히 헐렁한 낙관주의와 그냥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는 스트러글 정신으로 애매하게 살아가는 청년이 있다. 스물한 살에 대학생 신분으로 교육사업을 창업했다가 7년 만에 정리하고 뒤늦게 의경으로 복무, 서른 살인 지금은 스타트업에서 기획자로 일하며 미뤄두었던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다소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저자는 20대의 경험을 다들 열심히 달리고 있는 트랙에서의 ‘탈주’에 비유한다. 남들이 하는 대로 트랙을 따라 달리며 군 복무를 마치고 스펙을 쌓아야 할 시기에 트랙 밖 길을 모색하다가 ‘이도저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는 게 본인의 평가다. 그러나 실의에 빠지지 않고 또다시 목표를 정조준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은 자신만의 단단한 철학이 있어서다.
화려한 성공의 이미지가 범람하는 SNS와 평범한 일상 간의 괴리, 안전하고 쾌적한 현대사회에서 느끼는 막연한 불안, 태어나기를 선택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다들 그토록 열망하는 꿈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저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사례들에서 출발해 삶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현실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점검하며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간다.
이 책의 미덕은 일상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미래에 대한 낙관을 잃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저자는 “우울한 현실을 잊고 힐링에 몰두해봐야 임시방편이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데 저절로 자존감이 높아질 리도 없다”고 한다. 결과가 불확실할 때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을 견고한 일상에서 찾아내고 있다.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나,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이 살기 좋은, 서로에게 따뜻한 사회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