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 직구족 늘었다

입력 2020-02-26 17:14 수정 2020-02-2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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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저가 쇼핑 기회로…이달 중국 상해ㆍ심천지수 각각 9.7%, 20.8%↑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주식 저가쇼핑에 몰려든 투자자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춘제(春節ㆍ중국의 설) 이후 폭락했던 증시가 V자 반등에 나서면서 주요 해외증시 중 돋보이는 상승세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투자자의 중국 주식 결제대금(매도액+매수액)은 이달 들어 24일까지 3억2979만 달러(약 400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35.34%, 전년 동월보다 123.07% 늘어난 규모다. 국내투자자들이 감염병 사태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중국 주식을 사재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간 결제대금 추이를 보면 국내투자자들은 이달 4일부터 24일까지 15거래일 연속 중국 주식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중국이 춘제(1월 22일~2월 2일) 이후 처음 장을 연 3일에만 국내투자자들은 987만 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당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보다 7.7%, 선전종합지수는 8.4% 폭락했다. 연휴 기간 누적된 감염병 확산 우려가 증시에 한꺼번에 반영된 탓이다.

이후 증시는 중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과 경기 부양 의지에 힘입어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25일까지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9.70%, 20.77% 상승하며 주요국 증시 가운데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미국 주요 지수(다우존스ㆍ나스닥ㆍS&P500)는 4% 내외 하락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1.59%), 영국 FTSE100지수(-4.21%), 유럽 유로스톡스50지수(-2.42%)도 지지부진했다. 코스피는 0.72% 하락하고 코스닥은 1.56%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중국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재빠른 증시 반등으로 이어졌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코로나19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빠르게 대응했다”며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3.25%에서 3.15%로 인하했고,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 역시 4.15%에서 4.05%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극적 재정정책 실시를 통한 경제목표 달성 의지도 밝혔는데 그 사이 확진자 증가세도 둔화됐다”며 “정책 기대감과 코로나 사태의 진정이 증시를 뒷받침했다”고 짚었다.

국내투자자들은 중국의 5G 인프라 구축과 반도체 업황 회복에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기업은 중흥통신(ZTE)으로 이 기간 주가는 53.5% 상승했다. 이어서 매수액이 큰 선난써키트(Shennan Circuits)도 같은 기간 58.8% 수익률을 올렸다. 두 회사 모두 중국 5G 인프라 구축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는 기업들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중국 상무부 회의에서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3월로 예정된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을 연기했다”며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진 만큼 전인대에서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 목표치 및 경기 부양책 등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전인대 개회 시점까지 주가는 견조한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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