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의 채권 왈가왈부] 2월 금통위, 반반확률 속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

입력 2020-02-2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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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2-26 15:22)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코로나19 금중대와 유동성지원으로 대응..폴리시믹스 차원에서 금리인하는 추경과 함께

한국은행 2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채권시장의 일방적인 기대와 달리 금리인하 가능성은 반반확률일 것으로 예상한다. 오히려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에 경제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 명분은 충분하다. 하지만 효과성과 주변여건, 향후 추가대응 여력을 감안할 때 인하카드는 다음번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추가 시그널이 없었다는 점도 이같은 쪽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추가경정예산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추경이 확정되는 시점에 맞춰 금리인하를 단행해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융중개지원대출과 유동성지원을 통한 1단계 대응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 급격히 위축된 심리, 인하명분 충분하나 V자 반등 가능성도 내재 = 코로나19로 소비자와 생산자는 물론 경제심리 모두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격히 늘기 전 조사된 소비자동향지수(C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이미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서는 역대급 추락을 기록했다. 2월 CCSI는 전월보다 7.3포인트 떨어진 96.9로 2015년 6월(-7.3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2월 전산업 업황실적 BSI도 전월대비 10포인트 급락해 2003년 1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직전 최대 하락은 2015년 6월 9포인트 하락이었다.

이에 따라 기업심리(BSI)와 소비자심리(CSI)를 합성한 종합 경제심리지수(ESI)도 전월대비 8.5포인트 떨어진 87.2에 그쳤다. 이 또한 2015년 6월 11.4포인트 추락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지수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69.3) 이후 10년11개월만에 최저치였다. ESI에서 계절적요인과 불규칙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 또한 89.7로 2009년 5월(87.6)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급격히 위축된 심리지수 중에서도 희망의 끈은 있다. 내일은 좋아질 것이라는 소위 상대평가로 본 향후 경기전망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와 6개월후를 비교한 향후경기전망 CSI(2월 기준 76)에서 6개월전과 지금을 비교한 현재경기판단 CSI(66)를 뺀 상대적 향후 경기전망은 1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10포인트) 이후 최고치며, 작년 3월 3으로 크게 위축된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 사태 추이 여부에 따라 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셈이다.

◇ 인하 효과 및 정책여력+가계부채+1200원 넘긴 환율 걸려 =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부터 통화정책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즉, 기준금리를 인하해서 경기를 살리고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문제만 키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었다.

실제, 1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파급효과를 집중 점검하면서 이같은 논의가 활발했었다. 1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은 집행부는 “경제구조 및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성장 및 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다소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앞으로 기준금리 조정의 득과 실에 유의하면서 통화정책의 파급효과를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정부가 사실상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코로나19에 정부가 적극 대응하면서도 청와대에서는 정책 패키지에 금리인하 정책이 포함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잖아도 가계부채 문제는 여전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작년말 가계빚은 1600조원을 돌파한데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세도 4.1%를 기록해 12분기만에 증가세가 다시 확대됐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에 육박하는 것이며, 명목 GDP 증가율도 웃도는 것이다.

환율시장도 요동치고 있는 중이다. 20일부터는 주요 저항선으로 여겼던 1200원을 돌파했고, 일일 변동폭도 10원선에 달하고 있다. 금리인하는 자칫 자본유출 우려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고민스런 대목이다.

추가 인하 여력도 생각해볼 대목이다.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1.00%다. 그렇잖아도 실효하한 논란이 여전한 상황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어떤식으로 전개될지 미지수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금리인하 카드를 쉽게 꺼낼수 없는 대목이다.

이밖에도 이주열 총재가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동결에 무게를 두는 요인이다. 이 총재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직전인 1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의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메르스때와 다르다. 일각에서는 금리인하 필요성을 언급하지만 사실상 금리인하는 효과도 효과지만 거기에 따른 부작용 또한 함께 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상황을 그야말로 면밀히 지켜봐야겠지만 신중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금리인하에 부정적임을 분명히했다.

반면, 이후 이 총재는 또 한번의 입장표명이 가능했던 상황에서도 시장에 달라진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실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던 2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고 있던 주요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일정을 하루 당겨 귀국해 가진 긴급간부회의에서도 아무런 시그널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내놓은 자료라고는 “코로나19 확진자수 급증과 위기경보의 ‘심각’ 단계 격상에 따른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점검하는 한편, 한은 업무지속계획의 세부 실행방안을 차질 없이 시행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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