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국내 건설 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시는 이날 수지구 죽전동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B모씨(35세)가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B씨는 포스코건설 분당현장에서 근무 중이었다. 앞서 경북 성주대교 확장공사 현장(1명), 경기 이천 광역상수도 설치 건설 현장(4명) 등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줄이 나왔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일파만파 확대되면서 정부는 최근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건설사들의 건설 현장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된 셈이다.
건설사들은 각 공사 현장에 일회용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구비하는 등 코로나19 예방에 힘쓰고 있다. 공사장은 근로자들이 여러 현장을 돌아다니며 작업을 수행하거나 단체로 숙소 생활을 하기도 한다. 한번 감염이 발생하면 확산을 막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현장 역시 매일 발열 검사를 진행하고, 식사 시간 역시 시차를 두게 해 일정 시간이나 한 장소에 인파가 몰리는 것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건설사들은 출입국 기록 조회, 중국 방문자와 접촉 여부 확인 등 대응 지침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예방책에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이는 결국 공사 지연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1주일에서 한 달 사이의 단기간 지연이면 이후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등 공기를 맞추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면서도 "하지만 공사 지연이 한 달 이상으로 장기화될 땐 공기를 맞출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감염병 확산에 따른 불가피한 공기 지연이라는 사회적인 합의나 이해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자칫 법정 다툼으로 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분양시장도 분양 일정을 미루거나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대거 나오고 있는 지방에서 3월로 예정됐던 분양 물량 2만3087가구의 청약 일정은 예측이 어렵게 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신천지 교회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대구에서는 분양시장 정상화가 당분간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미 대구에선 분양 일정을 늦추는 단지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지방은 확진자가 많은 대구를 중심으로 심각한 타격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재건축ㆍ재개발 단지의 경우 금용 비용 발생 문제 등이 걸려있는 만큼 분양 시기를 무기한으로 늦추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