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마스크 사재기 자제” 호소…세계가 마스크 대란

의료·방역 인력 마스크 부족 사태 우려

▲마스크 공장의 생산라인.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 세계가 ‘마스크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이란·이탈리아 등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바이러스 공포 속에서 유일한 예방책으로 여겨지는 마스크의 수요가 치솟은 탓이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운영 책임자인 제롬 애덤스 단장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마스크를 그만 사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마스크는 일반인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리지 않게 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며 “하지만 만일 아픈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리 사회는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덤스 단장은 “아플 때 집에 머무는 것, 비누와 물로 손을 깨끗이 씻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예방 조치들이 자신과 공동체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감 환자가 적을수록 바이러스에 맞설 수 있는 자원이 더 많아진다며, 사람들에게 독감 예방주사를 맞을 것을 촉구했다.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사람들은 마스크를 필요 이상으로 대량 구매해 집에 쌓아두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장에서는 마스크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마스크 사재기’가 일자 애덤스 단장이 목소리를 내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갑작스럽게 치솟은 수요로 인해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고 있으며, 아마존닷컴이나 이베이 등 대형 온라인몰에서는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앞서 CBS는 지난달 26일 아마존 가격 비교사이트 ‘키파’를 인용, 3M의 10개들이 N95 규격 마스크 한 팩 가격이 한 달 전 가격보다 5배 넘게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개당 6달러 안팎인 상품은 대부분 동이 난 상태다. 아마존은 폭리를 막기 위해 사이트 감시에 나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의료·방역 인력들이 쓸 마스크 부족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의료 종사자들이 사용할 N95 규격 마스크가 3억 개 정도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미국 국가 차원에서 비축한 물량은 3000만 개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미 일부 지역의 병원에서는 마스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시골 지역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지난주에 N95 규격 마스크를 주문하려고 했지만, 구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이란에서도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란 국방부는 방위산업체와 군이 소유한 기업에 이들 위생용품을 생산하는 원자재를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이란 산업부는 “모든 가용 시설을 24시간 가동, 위생용품 수요를 맞출 능력이 있다”라며 “현재 하루 25만t의 손 세정제와 5만5000t의 비누, 200만 장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마스크와 함께 화장지까지 사재기 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해 일본으로의 원재료 수출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가짜뉴스 탓이다. 보건당국은 “화장지 원료는 펄프이고, 마스크는 부직포”라며 사재기 자제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