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재무분석] 심텍, 일본발 적자전환에 부채율 급증까지...주주들에게 ‘SOS’

입력 2020-03-02 15:29 수정 2020-03-0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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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심텍이 지난해 적자 전환한 데 이어 부채비율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 돌파를 위해 심텍은 최근 부채 상환 등을 위해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심텍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0.7% 감소한 1조 원이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79억 원과 393억 원으로 모두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실의 경우 일본 자회사 이스턴(Eastern)이 460억 원의 손실을 낸 탓이 크다. 이스턴은 2018년 152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들어 크게 늘었다. 이스턴을 제외하면 280억 원의 이익을 낸 셈이지만 전체 연결기준에서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실적 부진과 함께 눈에 띄는 것은 부채비율이다. 지난해 심텍의 부채비율은 439.73%로, 전년 대비 16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심텍은 지난해 자회사 심텍글로벌이 스마트파이낸싱제사차로부터 1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바 있다. 또 심텍 역시 신한금융투자로부터 1회차 사모채를 발행했다. 이들 각각 약 300억 원 규모이며 CB는 비유동부채에, 올 6월 만기인 사모채는 유동부채에 계상됐다.

이 때문에 심텍의 총 부채는 68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26% 증가했다. 반면 실적 부진으로 줄어든 잉여금 탓에 총자본(1556억 원)은 27.49% 감소했고, 그 결과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적자와 늘어난 부채 속에 심텍은 최근 924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673억 원은 채무상환에, 251억 원은 시설자금에 활용될 예정이다. 앞서 심텍이 조달했던 사모채 상환도 여기 포함된다.

다만 상환 목적이 큰 이번 유증이 3자배정 방식이 아닌,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인 터라 일반 주주들에겐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유증은 우리사주조합 우선배정 20%, 구주주 80% 순으로 진행된다. 주가는 유증이 결정된 직후인 지난달 26일 하루에만 16% 이상 하락하는 등 최근 3거래일간 25% 이상 떨어졌다.

심텍의 최대주주는 현재 심텍홀딩스로, 지분 44.88%를 보유 중이다. 회사 측은 이번 유증에 대해 “심텍홀딩스의 지분을 제외한 주식을 1% 미만의 소규모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주주의 경영권은 안정적인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의 구주주 배정분 청약 참여와 관련해선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공모 이후 청약미달 등에 따라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최종 실권주는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잔액을 인수하기로 했다. 때문에 심텍의 자금 조달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과 주관사의 매각 물량에 대한 리스크는 향후 잠재적으로 남아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장주식수의 40%에 해당하는 총 910만 주를 약 20% 할인된 가격으로 주주우선 배정할 계획”이라며 “유상증자에서 희석 악재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상증자의 시점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기판 산업의 업황 턴어라운드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아시아 모든 기판 공급업체들이 올해 호황을 언급하고 있다”고 말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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