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버거운데 경제·안보까지....고심 깊어지는 문재인 대통령

입력 2020-03-02 15:26 수정 2020-03-0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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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국회통과 난항 예고...북한에 "공동협력 제안" 다음날 '발사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야 정당대표와의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야 정당대표와의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첩첩산중을 만난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종식은커녕 악화일로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충격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경제, 여기에 북한이 발사체 도발까지 보태면서 문 대통령은 세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우선 ‘마스크 대란’으로 대변되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는 동요하는 민심을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됐다. 공적 마스크 공급이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서 자칫 ‘무능한 정부’라는 정치 공세가 먹혀들 위험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인 입국금지 논란으로 촉발된 청와대 국민청원 탄핵동의가 120만 건을 넘긴 상황에서 빚어진 마스크 수급 차질은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하는 중이다. 문 대통령은 연일 “마스크 생산 현장을 점검하라”며 독려하고 있지만 주말을 지나고도 사태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영이 서지 않는’ 상황이 되고 있다.

2월 일평균 수출액이 전년 대비 9.3% 감소하는 등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어 경제 상황은 문 대통령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하필 지난달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된다. 예정됐던 투자를 집행하는 등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 전념해 달라”고 주문한 뒤 사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사실상 경제현장의 신뢰를 잃은 상태다.

산업현장에서는 생산 차질을 넘어 산업계 전반이 ‘코로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중이다. 자동차 업계가 신차를 내놓고도 제대로 홍보를 못 하는가 하면, 채용시장에서는 기업들이 채용 공고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등 올스톱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가계의 소비위축은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우리 경제 전반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소비가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 동안 발생한 경제적 손실을 만회할 만큼 살아날 것으로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문 대통령이 추경 카드를 꺼내며 기업 피해 최소화와 함께 “국민의 소비 진작, 위축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재정투입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 또한 이런 이유다.

하지만 추경의 효과는 둘째 치고 문 대통령의 바람대로 제때 추경이 작동할지조차 예단하기 어렵다.

야당이 반발하면 법안 통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은 추경 편성에 찬성하면서도 방역이나 소상공인 지원과 같은 긴급 예산 외에 선심성 예산은 포함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는 데 진통이 있을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북한의 도발이 재개된 안보 상황도 문 대통령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오늘 낮 12시 37분께 원산 인근에서 동해 북동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며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240㎞, 고도는 약 35㎞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특히 발사 시점이 문재인 대통령이 보건 분야 협력을 제안한 다음 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며 남북 공동 대응을 위한 협력을 공개 제안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일단 2일 오후 긴급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도발행위를 중단하라고 북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이미 빗장을 걸고 ‘또 다른 길’에 발을 내디딘 것으로 보이는 북한이 우리 정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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