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연합정당’ 구상 급물살…’미래한국당 비례 싹쓸이 막자’

입력 2020-03-02 16:20 수정 2020-03-0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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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재난안전대책위원회-최고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재난안전대책위원회-최고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응할 카드가 마땅치 않은 여권에서 ‘비례대표 연합정당’ 구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원외 소수정당, 친여 성향의 시민단체까지 아우르는 정당을 만들어 범(凡)보수 진영의 비례대표 싹쓸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주권자전국회의 등 시민단체로부터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 완수를 위한 정치개혁연합(가칭)’ 창당 제안서를 접수했다. 민주당은 이를 토대로 비례대표 후보 파견 등 구체적인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례대표용 정당 창당에 대해 당 차원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던 것과 비교해 기류가 바뀐 모습이다.

그간 민주당은 비례대표용 정당 구성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았다. 미래통합당처럼 위성정당을 만들자니 스스로 통과시킨 선거법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고, 그렇다고 이대로 손을 놓고 있자니 총선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를 받아 2월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응답률 5.1%)에게 ‘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민주당이 35%, 미래한국당이 30%의 득표를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이 결과를 새 선거법에 적용해 보면 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거의 얻지 못하는 반면 미래한국당은 상당한 비례대표 의석을 가져가게 된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비례대표 연합정당 구상은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카드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민주당이 직접 ‘비례민주당’을 창당하게 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기 쉬운 것과 달리 외곽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모양새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작은 정당들이 해보자고 한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애초 ‘비례민주당’ 창당에 비판적이던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 구성원이 아닌 분들의 제안이고, 이번에 우리가 통과시킨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에도 맞는 이야기”라며 “고민해야 되겠다”고 입장 변화를 보였다.

다만 정의당과 민생당 등 진보진영 내 소수정당에서는 여전히 비판이 제기된다. 이들은 비례대표 연합정당이 실현될 경우 피해가 예상된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비례민주당이든 연합정당이든 꼼수 정당”이라며 “진보 세력의 분열과 중도층 이반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형구 민생당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비례 몇 석을 얻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울 것”이라며 “듣기 좋은 말장난일 뿐 꼼수는 그냥 꼼수”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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