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지난해 해외 '편광판'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사업을 정리 중인 LG화학이 LCD 소재인 편광판 사업부 매각을 더욱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3일 LG화학에 따르면 LG화학의 해외 편광판 사업을 담당하는 중국(광저우, 베이징), 대만, 베트남 법인 등 4개 법인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74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도 당기순이익 합계는 78억 원이었다.
LG화학은 중국 난징 법인에서도 편광판을 일부 생산하고 있으나, 소형전지의 비중이 월등히 높아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편광판은 LCD 패널의 핵심 소재 중 하나로, LCD 패널 전후면에 각각 1장씩 총 2개가 부착돼 빛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해 색을 구현하는 필름이다.
이 4개 법인의 매출액은 2018년 2822억 원이었으나, 지난해 5054억 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전방 산업인 LCD 시장에 정부의 지원을 업은 중국 업체들이 대거 등판하면서 LCD 패널 가격이 약세로 돌아서자 부진이 심화되며 편광판을 생산하는 LG화학 역시 손실 폭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편광판 생산법인 중 가장 큰 손실을 본 곳은 광저우 법인이다. 광저우 법인은 2018년 1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순손실이 179억 원까지 확대됐다.
LG화학은 중국 디스플레이 회사들의 공격적인 LCD 물량 공세에 2018년 광저우에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편광판 생산공장을 추가로 설립했다. 지난해부터 가동에 들어간 이 공장에서 올린 매출은 2382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전방산업인 디스플레이 산업이 치열한 경쟁으로 부진하자 결국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며 증설에 따른 수혜를 보지 못했다.
대만 법인 역시 순이익이 줄어들었다. 2018년 매출액 1706억 원, 당기순이익은 60억 원을 달성했으나, 지난해 매출액은 19% 감소한 1378억 원, 당기순이익은 44% 감소한 31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베이징과 베트남 법인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52억 원, 20억 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해외 편광판 사업의 부진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전방산업의 부진 탓에 상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LG화학의 탈(脫) LCD 전략에 더욱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LCD가 아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을 가속화 하고 있다. 최근 LCD 유리기판 사업 철수를 결정했으며, 편광판 사업 역시 매각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