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741조9000억 원으로 3분기보다 22조7000억 원(9.6%) 늘었다. 이 같은 증가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증가율도 2009년 1분기(11.1%) 이후 가장 높았다.
산업 대출이란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말한다.
서비스업에는 음식·숙박업,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은 만큼 업황이 나빠지자 이들이 빚을 내 영업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에 도소매·음식·숙박업종에서 새로 생긴 법인 수는 6738개로 3분기(6172개)보다 많았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서비스업 대출을 은행 업권별로 보면 예금은행에서 나간 대출은 12조7000억 원 늘었고 제2금융권인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 대출은 10조 원 늘었다. 제2 금융권에서 빚을 진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들의 대출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전체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하나 저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업황 부진을 견뎌낼 여력이 부족해 경기둔화 시 대출 건전성이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조업 대출은 기업들이 연말 재무비율 관리에 들어간 탓에 1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 업종을 모두 포함한 전 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207조8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4조1000억 원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감률은 7.7%로 서비스업 대출이 급증한 2009년 2분기 9.6% 이후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