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은 남부를 휩쓸면서 ‘기사회생(起死回生)’ 했고, 초반 우위에 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대의원이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승리했다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슈퍼화요일인 전날 미국 14개주와 미국령 사모아 등 1개 지역에서 민주당 경선이 치러졌다. 이날 경선 개표 결과 바이든은 9개 주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초반 계속되는 패배에 바이든 진영은 수일 전만 해도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으나 슈퍼 화요일의 대승리로 기세가 살아났다. 바이든은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아칸소 오클라호마 테네시 앨러배마와 미네소타에서 승리했으며 또 불과 수주 전 여론조사에서 샌더스에게 뒤졌던 텍사스와 매사추세츠에서도 1위에 올라 가장 유력한 민주당 대선주자라는 위상을 회복했다.
바이든은 로스앤젤레스(LA)에서 기자들에게 “며칠 전 언론과 전문가들은 우리가 죽었다고 선언했다”며 “알리기 위해 여기에 왔다. 우리는 살아있다”고 환호했다. 바이든은 경선 초반 3개주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으나 지난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대승을 거둬 불씨를 되살렸으며 슈퍼화요일 승리로 다시 치고나갈 수 있게 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승리 이후 급진좌파인 샌더스에 대해 우려하는 중도파들이 바이든 밑으로 집결했다. 초반 돌풍의 주인공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경선 레이스에서 하차하고 나사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샌더스도 슈퍼화요일에 전패한 것은 아니다. 그는 대의원이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유타와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 등 총 4개 주에서 승리했다.
미국령 사모아에서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승리했다. 메인주는 슈퍼화요일 경선이 치러진 14개 중에서 유일하게 아직 승자를 가리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한때 1위에 올랐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나 억만장자로 중도파 결집을 노렸던 블룸버그에게는 이번 슈퍼화요일이 실망스러운 밤이었다. 워런은 자신의 지역구인 매사추세츠에서도 1위에 오르지 못했으며 어느 주에서도 가장 높은 순위가 3위에 그쳤다. 블룸버그는 6억 달러(약 7116억 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블룸버그는 블룸버그통신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두 사람 모두 경선 레이스를 계속할 수 있을지 의문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