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 '사내·외 6명 추가'…조원태 회장 재선임

입력 2020-03-04 18:22 수정 2020-03-0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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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 연합' 7명보다 4명 많아져…전자투표제는 적용 안하기로

한진그룹이 오는 25일 열릴 예정인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을 재선임하고, 사외이사진을 강화키로 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날 오전 8시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는 25일 주총에서 표결할 안건을 최종 확정했다. 정기주주총회는 오는 27일 개최키로 했다.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자가 격리로 화상을 통해 회의에 참석했던 조 회장이 이날 이사회에는 직접 참석했다.

우선 조 회장의 사내임기 만료에 따른 이사 재선임안과 함께 사외이사를 강화하는 안이 확정됐다.

한진칼 이사회가 이날 추천한 사외·사내이사 후보는 조 회장을 비롯해 총 7명으로 사외이사는 지배구조 개선, 재무구조 개선, 준법 경영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사내이사는 수송 물류 산업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구성됐다.

특히 한진칼은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 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 등 모든 이사회 내 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점을 고려해 사외이사 비중을 크게 늘렸다.

현재 한진칼 사내이사는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조원태 회장을 비롯해,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등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당초 사내이사는 3명이었지만, 지난해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공석이었다.

이에 조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을 새롭게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하 후보는 한진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재무·전략 전문가로 대한항공 해외영업지점, 재무본부, 경영기획실, 항공우주사업본부, 운항본부, ㈜한진 재무담당, 한진정보통신 감사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 임원인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으로 승진한 하 부사장은 델타항공과의 인연도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외이사는 현재 4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도 이달 임기가 만료돼 새로운 사외이사가 선임돼야 한다.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사외이사 임기가 최대 6년(계열사 포함 9년)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에 한진칼은 사외이사로는 금융 전문가들을 대거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 대상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와 함께 최윤희 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등 5명이다.

김석동 후보는 금융위원회 위원장, 재정경제부 차관 등을 역임한 35년 금융·행정 전문가로 현재는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다. 특히 2011년저축은행 부실화 사태를 해결하고 금융시장 안정화를 도모한 경험은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현재 서강대학교 교수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 한국금융학회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는 재무·금융 전문가다. 또 기업윤리의 중요성을 자본시장전반에 확산시키기 위해 지속가능기업윤리연구소를 설립한 바 있다.

임춘수 대표는 골드만삭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외 대형 IB(투자은행)에서 20년 이상의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자본 시장 전문가인 임 후보는 국내외 기관 투자자, 연기금, 일반주주 등 다양한 주주와의 적극적 소통으로 주주들의 개선 요구를 검토하고 주주권익을 크게 강화할것으로 기대된다.

최윤희 후보는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사법연수원 교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한법률 전문가다. 최 후보는 15년 이상 법학전문대학원교수로 재임, 한국씨티은행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등 이론과 실무 경험을겸비한 인물이다.

이동명 변호사는 서울지방법원 및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의정부지방법원장 등 법조계 공직을 역임했다. 판사 30 여년 경력과 10여년 간의 변호사 활동으로 축적한 법률 전문성과 통찰력을 토대로 이사회 운영에 객관적인 법리적 판단을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한진칼 사외이사인 주인기 한국회계사연맹 회장,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 등에 이들이 추가되면 총 8명의 사외이사로 꾸려지게 된다.

한진칼은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현재 이사회를 사내이사는 신규 1명을 추가한 3명으로, 사외이사는 임기 만료에 인한 사임 1명(이석우 사외이사)에 신규 5명이 추가된 8명 등 11명으로 확대한 셈이다.

이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주축으로 하는 '3자 연합'이 7명의 신규 이사 후보군을 제안한 만큼 이사진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 이사회는 “그룹과 연관없는 독립적인 인사들로 사외이사 후보를 구성하고,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을 73%로 크게 늘려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며 “특히 이사회 내 모든 위원회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고, 위원회가 신설·확대되는 것을 고려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신규 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3자연합은 지난달 13일 주주제안을 통해 김을 신배 전 SK㈜ 부회장을 필두로 배경태 삼성전자 전 부사장, 김치훈 한국공항 전 상무, 함철호 티웨이항공 전 대표이사 등 3명을 사내이사 및 기타 비상무이사로 제안했다.

또 사외이사 후보에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와 여은정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 사람 변호사 등 4명을 추천했다.

하지만 김치훈 전 상무는 추천 나흘만에 돌연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혀 3자연합의 후보군은 7명이 됐다.

한진칼 이사회는 이날 3자 연합의 주주제안도 의결,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상법 제363조의2(주주제안권) 3항에 따르면, 이사회는 주주제안의 내용이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하는 경우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으로 해야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한진칼은 정관에서 별도로 이사 수의 상한을 정해놓지 않고 있어 주총 표대결에 따라 이사진 구도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주총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기 위해 양측의 치열한 싸움도 예상된다.

아울러 한진칼 이사회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는 주당 255원, 우선주는 주당 280원의 배당안을 결정했다. 이는 전년도와 동일한 당기순이익의 약 50% 수준이다.

3자 연합이 제안한 전자투표제는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이사회는 이번 주총에서 적용치 않기로 했다.

전자투표제 본래 취지는 주주불참으로 인한 의결 정족수 부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주총과 같이 참석률이 높은 경우에는 불필요하다는 점, 시스템 해킹 등 보안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이유로 작용했다.

한편,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오는 7일부터 한진칼 주주들에게 의결권을 위임받는 작업을 진행한다. 한진칼 주주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대한항공 노조는 “3자 연합은 투기 자본과 조 전 부사장 탐욕의 결합일 뿐이며, 이들이 전문 경영인으로 내세운 인물들은 항공산업과 물류의 전문가가 아니다”라며 "주주 여러분께서 검은 자본을 이용하여 손쉽게 이득을 얻으려는 자본의 이합집산이 회사와 한진그룹을 망치지 않도록 하려는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응원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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