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0억달러선에 그치며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조업일수 감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등을 감안하면 비교적 괜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1~2월을 합한 통관무역수지 흑자폭도 전년보다 늘고 있는데다, 코로나 사태 여부와 관계없이 경상수지 흑자폭은 늘어날 것으로 봤다.
부문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19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6.5% 줄었다. 이는 2012년 5월(-620.3%) 이후 7년8개월만에 최대 감소세다. 상품수입은 5.2% 감소한 415억2000만달러를 보인 반면, 상품수출은 12.3%나 줄어든 434억4000만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6.3% 감소한 43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승용차(-22.1%), 철강제품(-13.7%) 등을 중심으로 감소한 반면, 선박(61.1%)은 증가했다. 수입은 5.4% 축소된 427억2000만달러를 보였다. 원자재(-3.5%), 자본재(-6.6%), 소비재(-8.9%) 모두 감소했다.
이는 설 연휴가 1월에 위치하면서 조업일수가 전년대비 2.5일 줄어든 데다, 반도체(-24.9%) 등 주요수출품 가격이 하락한데 반해, 미국과 이란간 위기로 수입에 영향을 미치는 원유가격은 올랐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전년동월대비 29.8% 감소한 24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여행수지 적자폭이 전년동월 15억3000만달러에서 올해 13억3000만달러로 축소된 때문이다. 유커(중국인·22.6% 증가한 48만명)를 중심으로 입국자수는 15.2% 증가한 127만명을 기록한 반면, 출국자수는 13.7% 줄어든 251만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행 출국자수는 59.4% 급감한 32만명에 머물렀다.
박동준 국제수지팀장은 “조업일수 영향으로 수출입 모두 많이 줄었다. 다만 원유가격이 올라 수입 감소폭은 제한적이었다. 서비스수지쪽에서는 나가는 사람이 더 많이 줄어 적자폭이 감소했다”며 “경상수지가 굉장히 안좋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좋게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2월을 합한 통관무역수지는 지난해 38억5000만달러에서 올해 46억5000만달러로 흑자폭이 8억달러 가량 늘었다”며 “코로나19 사태 지속여부와 관계없이 경상수지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59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석달만에 유입으로 전환했다. 특히 주식에서 13억6000만달러를 투자해 6개월만에 유입세로 돌아섰다. 채권인 부채성증권도 45억6000만달러 투자해 한달만에 재유입됐다. 미·중간 1차 무역합의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과 함께 국부펀드 등 공공자금이 채권으로 유입된 때문이다. 다만 1월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주식자금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한편,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570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600억달러로 명목국내총생산(GDP) 대비 흑자비율은 3.65%에 그쳤었다. 이는 2011년(1.33%) 이후 최저치다. 미국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 기준치는 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