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들 돈풀기 경쟁에 시장 널뛰기...새로운 부채위기 불씨 경고음

입력 2020-03-05 10:53 수정 2020-03-0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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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국내총생산(GDP)과 GDP 대비 부채비율. 출처 FT
▲세계 국내총생산(GDP)과 GDP 대비 부채비율. 출처 FT
증시가 극심한 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이 작은 재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일희일비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이런 혼란을 진정시키고자 돈 풀기 경쟁 조짐을 보이면서 새로운 부채위기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1173.45포인트(4.5%) 폭등했다. 전날엔 8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었다.

최근 들어 이 같은 널뛰기가 반복되고 있다. 다우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공포에 지난주 총 3580포인트 가량 밀려났다. 2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1293.96포인트 치솟았다가 정작 금리 인하가 단행된 3일엔 오히려 785.91포인트 하락했다. 장중 등락 폭은 무려 1300포인트에 달했다.

4일 급등은 ‘바이든 효과’로 분석된다. 중도 성향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전날 열린 ‘슈퍼화요일’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정치적 안도감에 투자자들이 환호했다. 월가를 전면적으로 개혁하겠다는 급진 진보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밀려나 안도 랠리가 펼쳐진 것이다.

미 의회가 코로나19 대응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요청한 예산의 3배인 83억 달러(약 9조8000억 원)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주요국 공조 지원도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연준의 0.5%포인트 파격 금리 인하에 이어 캐나다중앙은행(BOC)도 이날 같은 폭의 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BOC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도 잇따라 증시 부양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증시의 급등락 자체보다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일 큰 폭의 널뛰기를 되풀이할 정도로 투자심리가 취약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FT는 “코로나 충격이 세계 부채 위기의 불을 지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322%를 기록했고, 총 부채는 253조 달러에 달했다.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할 경우, 전 세계 금융시스템이 조금의 삐걱거림에도 부채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빅 스텝’이 이 같은 글로벌 부채 위기의 취약성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이 파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선 이후 미국 장기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1% 밑으로 떨어졌다. 증시가 올라도 투자자들이 계속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다.

금리 하락에 회사채 시장도 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에만 미국과 유럽에서 12개 이상의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금리 인하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낮춰줘 고위험도 무릅쓰는 모양새다.

오트마 이싱 유럽중앙은행(ECB)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저금리의 장기화는 자본의 심각한 오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 광범위한 타격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좀비’ 은행 양산과 기업의 생명을 겨우 연명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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