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소비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하며 언택트(untact,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소비 영역이 생필품 구매를 넘어 일상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올 들어 2월까지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방문해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하는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고객이 등록한 차량 정보와 연동해 결제 수단 제시 없이 사전에 등록한 스타벅스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시스템인 My DT Pass를 통한 주문 건수도 올해 두 달간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일반 매장처럼 체류 공간을 갖추면서 드라이브 주문 공간을 통해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매장이다. 고객들은 매장에 도착해 화상 주문 스마트패널로 직접 주문하거나, 모바일 앱 주문 서비스인 사이렌 오더와 My DT Pass를 활용해 주문할 수 있다.
소비자가 원하면 점원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 한마디 없이 ‘완전한 비대면’으로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모바일로 간편하게 주문 가능한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차량 이동 중에도 매장 체류 없이 상품을 수령하는 등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매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근 코로나19 등의 환경적 영향으로 이용 고객의 폭 역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화장품의 비대면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보통 매장 직원의 권유에 따라 소비자가 현장에서 테스트한 후 구매하는 화장품 특성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늘어나는 비대면 거래 수요를 겨냥한 마케팅 강화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SSG닷컴의 1월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화장품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보디케어 상품 매출이 98.5%로 가장 크게 올랐으며, 스킨케어가 80%, 명품화장품이 63.6% 증가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매출 증가에는 최근 ‘먼데이 문’ 뷰티 전문관 오픈을 통해 리뷰 코너에 키워드 검색을 도입한 게 주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예컨대 고객들은 ‘촉촉한 파운데이션’, ‘밀착력 좋은 파운데이션’처럼 상품 속성 검색을 통해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비대면 상황에서도 다양한 후기와 상품별 속성을 참고해 구매 결정이 쉬워진 셈이다.
사람이 아닌 ‘로봇’이 서빙하는 카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역시 대면 접촉을 꺼리는 최근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달콤커피는 업계 최초의 로봇카페 ‘비트(b;eat)’의 애플리케이션 멤버십(비트커피 앱) 가입자 수가 누적 10만 명을 돌파해 전년 동기(4만 명) 대비 150%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확산한 이래 올 들어 1만 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가 유입됐다.
비트는 자동세척 시스템으로 청결 및 위생 관리를 지원하며, 디지털 위생점검표를 통해 투명한 식재료 관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로봇카페다.
유제호 달콤커피 B2B영업팀장은 “최근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확대되면서 기업, 학교 등 고정 수요를 보유한 특수 상권을 중심으로 로봇카페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언택트 소비 증가로 ‘선물하기’ 기능 이용 고객도 급증했다. 선물하기는 상대와의 접촉 없이도 모바일을 통해 선물을 전달하는 서비스다. 티몬의 2월 ‘선물하기’ 하루 평균 매출은 전월 대비 6.3배 증가했다. 티몬은 열흘 앞으로 다가온 화이트데이에도 이 같은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선물하기’ 기획전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장(동덕여대 교수)은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론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예컨대 VR(가상 현실)를 이용해 안경 하나만 끼면 집에서 쇼핑이 가능한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