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고강도 'PK 물갈이' 후폭풍…홍준표ㆍ김태호, 무소속 출마 시사

입력 2020-03-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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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왼쪽)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의 제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면접에 각각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왼쪽)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의 제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면접에 각각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의 ‘부산ㆍ울산ㆍ경남(PK) 물갈이’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당을 떠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함께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한 홍준표 전 대표 역시 무소속 출마를 포함해 거취를 고민하기로 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미래통합당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지사는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탈락 결정 이후 언론과의 통화에서 “고향 주민들의 공천을 받겠다”며 고향인 경남 산청ㆍ함양ㆍ거창ㆍ합천 지역의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다. 그는 “힘을 모아 총선 승리를 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감정적인 공천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통합당 공관위를 비판한 뒤 “살아 돌아가서 이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4ㆍ15 총선 ‘부산ㆍ울산ㆍ경남(PK) 공천 심사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거물급 정치인인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경남 현역 의원 10명 가운데서도 국회부의장인 5선의 이주영 의원과 4선의 김재경 의원 등 중진과 원내수석부대표인 김한표(재선) 의원까지 3명이 컷오프됐다. 지역을 대표하는 ‘대선 주자급’ 정치인 2명과 국회부의장 등에 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 ‘칼질’이 이뤄진 것이다.

홍준표 전 대표 역시 공관위에 강하게 반발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황교안 대표 측의 경쟁자 쳐내기와 김 위원장의 사감이 합작한 야비한 공천 배제”라며 공관위 결정을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추가 공모에 응하게 하면 컷오프 하지 않고 같이 경선을 시켜 주겠다고 며칠 전 전화를 직접 했을 때 나는 국회의장까지 지내고 팔순을 바라보는 사람(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사악한 거짓말까지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홍준표다운 행동인지 오늘부터 숙고하겠다. 숙고는 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홍 전 대표가 고향인 밀양ㆍ의령ㆍ함안ㆍ창녕에서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고향에서 출마를 준비하다 공관위의 ‘험지 출마’ 압박에 양산을 공천을 신청했다. 앞서 공천면접 이후 홍 전 대표 스스로도“두 번 컷오프되면 정계은퇴나 무소속 출마 중에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한 바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PK 물갈이 수준에 당 안팎의 반응은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한다. 영남권 쇄신 의지를 보이는 개혁공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두 명의 ‘잠룡’과 중진의원들이 대거 공천 탈락하면서 PK 선거 전략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공천이 아닌 사천(私薦)을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홍 전 대표는 김 위원장의 국회의장 시절 원내대표로서 갈등했던 과거를 언급하며 “나는 그것이 해소된 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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