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분열, ‘유가전쟁’ 촉발…“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질 것”

입력 2020-03-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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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장에선 코로나19보다 원유가 더 큰 문제…공급홍수·재고 급증 시달릴 위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충격에 이어 산유국간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전문가들이 잇따라 비관론을 쏟아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원유 수요가 침체된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을 대표하는 러시아 간 불협화음이 전면적인 유가전쟁을 촉발하고 있다.

이에 지금 시장에서는 코로나19보다 원유가 더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2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설립자는 “현재 원유가 시장에서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브렌트유가 계속해서 추락하면 뉴욕증시 S&P500지수는 사실상 회복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석유는 미국 경제에 필수적”이라며 “석유산업은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 분야 기업은 채권시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약 46%,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가격은 44% 각각 폭락했다.

러시아와 OPEC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기존의 협력 관계에서 벗어나 전면적으로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원유시장은 한 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엑손모빌의 선임 중동 자문을 역임했으며 현재 미국 소재 전략컨설팅 업체 드래고맨벤처스 최고경영자(CEO)인 알리 케더리는 “올해 국제유가 배럴당 20달러 시대가 오고 있다”며 “이는 코로나19와 더불어 실질적인 ‘원투 펀치’가 돼 이라크와 이란 등 산유국들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에드워드 벨 에미리트NBD 상품 애널리스트는 “OPEC 멤버들이 현재 실질적인 증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가격 전쟁에 대비할 것”이라며 “당초 이들은 코로나19 발발에 따른 수요 감소에 대응하고자 감산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충격적인 반전을 보였다”고 말했다.

CNBC는 원유시장이 공급홍수와 재고 급증에 시달릴 위험이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충격이 이미 가격 측면에서 시장에 강하게 충격을 준 가운데 앞으로 등장할 공급 급증으로 유가 하락은 불가피하며 이제 가격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상품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은행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는 이날 오는 2~3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배럴당 30달러로 낮췄으며 수 주 안에 가격이 2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2분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35달러로 추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TI 가격 전망은 배럴당 30달러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브렌트유 57.50달러, WTI 52.50달러에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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