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 1~2월 내수 누적판매가 전년 대비 약 19% 감소했다. 판매 규모는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최저치다.
1~2월 판매가 조업일수 감소와 잇단 휴업 탓이었다면, 3월 판매는 본격적인 소비심리 위축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2월 내수 자동차 누적판매가 11년 만에 최저치에 머물렀다.
내수 1~2월 누적 자동차 판매는 2005년(15만3110대) 이후 2008년(18만9480대)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그러나 2008년 하반기 리먼 사태가 불거졌고, 이듬해인 2009년 2월 누적판매가 16만1777대까지 하락했다.
2010년에는 본격적인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시작되면서 전통적인 비수기인 1분기 판매가 호황을 맞았다. 당시 1~2월 내수 누적판매는 사상 처음으로 20만 대를 넘어 22만5970대에 달하기도 했다.
때마침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차 메이커가 대대적인 리콜과 동일본 대지진 여파에 휩싸였다.
당시 글로벌 800만 대 시대를 선언하며 몸집을 키우기 시작한 현대차와 기아차는 양적성장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주요 거점에 생산시설을 확충하기도 했다. 그 덕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 국내 사업장은 내수 판매 확대에 치중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1~2월 누적판매는 줄곧 20만 대를 넘겼다.
완성차 업계의 내수판매는 통상 4→2→3→1분기 순이다.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연말 할인 덕에 4분기 내수판매가 가장 높고, 기저효과 탓에 1분기 판매가 가장 적다.
1~2월 누적치가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탓에 올해 1분기 전망 역시 부정적이다.
올해는 1월에 명절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가 있었다. 2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탓에 부품수급 차질로 인해 휴업이 반복됐다.
나아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된 2월 말부터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결국 3월 내수판매 역시 전년대비 15% 안팎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초부터 신차를 앞세워 판매 회복을 노리던 완성차 업계는 코로나19 악재로 상반기는 물론 올해 전체 실적에까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2009년 1~2월 누적판매가 16만여 대에 머물렀을 때에는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보유대수가 1700만 대 수준이었다”며 “현재 2300만 대 수준으로 보유대수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1~2월 누적판매가 18만1000여 대에 머물렀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올해 낙폭의 여파가 더 크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