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9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회사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도 공급을 약 18% 정도만 감축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심각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둘째 주 기준으로 여객 노선 총 124개 중 89개 노선을 운휴하고 남은 노선들도 대폭적인 감편 운항을 하고 있다.
우 사장은 "공급 감축에 따라 회사의 수익도 하락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며 "더 심각한 것은 언제든지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것과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할지 예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회사의 자구노력과 자발적인 휴가 소진 등으로 위기상황에 대처했으나 상황이 더 장기화하면 회사의 생존을 담보 받기도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부진한 노선에 대한 공급 축소, 투자 집행 시기의 연기 등 회사 차원의 자구 노력에 집중하는 한편 직원들의 연차휴가 소진 등을 권유해 왔지만, 앞으로 이보다 강화된 추가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미리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 사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회사의 기본입장은 현재 상황이 회사나 구성원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임직원의 피해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의 생존을 위해 부득이 임직원의 협조를 구하게 될 때도 개인의 희생은 최소화하고자 하는 기본 원칙은 철저히 지킬 예정이며 저를 포함한 전 임원이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