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국내증시는 미국발 쇼크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한시적이지만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자사주 매입한도를 확대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응의지를 보인 것과 미국이 새로 마련할 구제금융법안이 결국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안정에 도움을 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30일(현지시간) 미국증시도 구제법안 재통과 가능성이 부각되며 금융주를 중심으로 폭락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다우 산업평균 지수는 전일대비 485.21포인트(4.68%) 오른 1만850.66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98.60포인트(4.87%) 상승한 2082.33, S&P500지수는 59.97포인트(5.27%) 상승한 1166.36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전문가들 국내증시 역시 미국증시의 반등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아직까지는 의미 있는 반등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미국의 구제안은 주 후반 처리할 가능성이 높은데, 국내증시는 3일부터 휴장이어서 시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다시 증대될 여지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그는 "이번 법안 처리에 실패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의회 지도자들의 정치력이 타격을 받은 것도 부담"이라며 "미국의 금융구제안이 통과되어도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은 피하겠지만 금융기관의 추가부실 여부, 주택가격의 반등확인 등 시장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며 "글로벌 각국의 유동성 공조가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를 완화시킬 수는 있어도 미국 주택시장을 침체에서 바로 건져 올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민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의 조기개선은 어려워 보이며 미국 반등을 국내 증시가 전일 선반영한 측면이 있는 것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 역시 "국내외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둔화의 무게가 주식시장의 반등을 제약할 것"이라며 "이번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극도로 신중해진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더 많은 증거와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