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리스부채, 핑계거리와 현실 그 사이

입력 2020-03-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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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감사보고서 제출로 바쁜 시즌이다.

이번 감사보고서에는 지난해 도입된 신 회계기준이 반영된 탓에 이전과는 사뭇 다른 회계상 변화가 감지된다. 리스부채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신 회계기준 반영으로 운용리스가 부채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일부 업종에선 이른바 부채폭탄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지난주엔 일부 기업들이 자신들의 늘어난 부채비율에 대해 리스부채 인식 등 회계기준의 변경에 의한 것이라고 공식 해명하기도 했다.

특히 운용리스가 부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해운ㆍ항공ㆍ유통의 경우 타격이 크다.

모 항공사 관계자는 "리스부채가 더해지다 보니 마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 같은 시각효과가 나타나 당사의 부채 감소 노력이 묻히고 있다"고 전했다.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런 식의 회계반영은 다소 억울하다는 목소리다.

그럼 리스부채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일까. 없다고 봐도 되는 것인가. 이쯤에서 리스부채를 과연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앞서 신 회계기준을 발표하면서 운용리스를 금융리스와 동일하게 리스자산 및 리스부채로 인식해야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방도로 운용리스를 활용하는 부분을 막고, 실질적인 부채비율을 파악하기 위함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쉽게 말해 회계의 투명성이다.

다만 이같은 변화를 단순한 회계항목 간의 이동으로만 치부하진 않았다. 리스 활동을 통한 현금흐름과 재무상태 등을 주석에 구체적으로 기입할 것도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회계기준 변경은 이제 명백한 사실이자 받아들여야 할 환경이다. 확실한 사실은, 원래 없었던 부채가 금융당국에 의해 새로 생긴 게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과거 영업비용으로만 처리되던 운용리스가 부채로 인식되면서 일정 부분이 이자비용으로 옮겨간 만큼 향후 당기순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젠 실전이다.

결국 이 모든 건 기업이 안고 가야할 부채인 것이지 말장난에 그칠만한 상황은 아닌 듯 보인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충당부채와 우발부채 역시 구체적으로 살피겠다고 밝혔다. 기업 부채에 대한 점검이 전방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렇듯 지금과 같은 변화가 단지 운용리스 사용자만을 괴롭히기 위함이 아니기에, 리스부채 전반에 대한 기업들의 점검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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