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불 규모 급여세 대선까지 감면”…바람만 잡은 트럼프 경기부양책

입력 2020-03-11 10:28 수정 2020-03-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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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화당 의원들과의 오찬 모임서 “올해 말까지 급여세 면제” 제안…의회와의 불협화음에 기자회견 불참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의회의사당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하고 나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의회의사당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하고 나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3000억 달러(약 358조 원) 규모 감세를 제안했다. 그러나 의회와의 불협화음으로 기자회견에는 불참하는 등 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책이 원활하게 펼쳐지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을 고조시켰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의사당에서 집권 공화당 의원들과 정례 오찬 모임을 갖고,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경기부양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트럼프가 내놓은 경기부양책의 핵심은 감세였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오찬 모임에서 의원들에게 “급여세를 올해 말까지 면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예 급여세를 영구적으로 감면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급여세 인하 규모가 약 3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날 오찬 모임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등 트럼프 정부 핵심 인사가 총동원됐다. 그만큼 코로나19가 미치는 경제충격에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 다급해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집권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의 급여세 삭감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은 광범위한 감세로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나 영향을 받지 않는 기업들도 혜택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의원들은 코로나19에 대해 좀 더 집중적인 접근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공화당 의원은 전면적인 감세 대신 2017년 제정된 가족휴가에 대한 세제혜택 법안을 개정해 세금 납부 연기 등의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들과의 오찬 모임이 불만족스럽게 끝났지만, 회동 이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경기부양책과 관련해 회동했다”며 “이는 훌륭한 모임이었으며 공화당은 매우 단결하고 있다. 여러분은 경기부양책에 대해 곧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인 민주당도 트럼프의 코로나19 경기부양책에 부정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민주당은 트럼프의 감세안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유급휴가 보장, 실업보험 연장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도 만나 정부가 마련한 코로나19 대응책을 설명하고 합의를 모색하려 했다. 펠로시 의장은 “두 사람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서로의 주장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모색하려 했다”고 말했지만 협상에 진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당초 트럼프는 뉴욕증시가 대폭락한 전날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상당히 큰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막상 이날 회견에는 불참했다. 그만큼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만족할만한 답을 얻어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내부 조율도 안 된 상태에서 바람만 잡은 꼴이다.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신 기자회견 전면에 나서 “대통령은 급여세 감면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경제 대응책을 진전시키고자 민주당, 공화당 지도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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