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록의 이슈노트] 코로나19 이후 바뀔 세상

입력 2020-03-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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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ㆍIT 박람회 'CES 2020'의 LG전자 부스. 로봇이 사람 대신 모든 일을 하는 '클로이 테이블'이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LG 클로이 로봇의 안내에 따라 예약된 테이블에 착석하고, 클로이에게 메뉴를 주문한다. 클로이가 국수를 끓인다. 국수를 삶은 뒤 망으로 건져내 물기를 툭툭 털어내는 클로이의 움직임은 로봇치고는 상당히 자연스러웠다.

또 다른 클로이는 직접 서빙까지 한다. 설거지도 클로이가 담당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모든 바이러스가 그랬듯 코로나19도 언젠가는 사그라들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뀔까.

먼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로봇과 무인점포 등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서울 한강대로 제일제면소 서울역사점에 LG 클로이 서브봇 1대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월엔 CJ푸드빌의 빕스 등촌점에 클로이 셰프봇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음식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손잡고 배달로봇 상용화에도 나섰다.

편의점 업체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접촉) 서비스가 각광 받자 무인점포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CU는 최근 자사의 스마트 편의점 CU 바이셀프 100호점을 오픈했다. 이마트24도 현재 94개 스마트 편의점을 운영 중이다.

오프라인 유통의 온라인ㆍ모바일 전환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 확실하다.

이미 백화점과 대형 마트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문을 닫을 때 e커머스(전자상거래)는 몰려드는 주문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쿠팡은 주문량이 평소보다 최대 4배 늘었다. 11번가와 G마켓, 티몬 등도 매출이 가파르게 늘었다.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등이 일상화되면서 관련 시장도 성장할 전망이다.

재택근무 산업은 기본적으로 IT인프라 발전에 기반을 둔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 기술, 5G(5세대 이동통신),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버 보안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원격 진료에 대한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격 진료가 활성화되지 못했는데, 의사와 환자들이 대면 노출을 줄이려는 요구가 커지면서 변화가 빨라질 수 있다. 특히 5G,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원격 진료가 가능해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면접촉을 줄이고 로봇과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등을 토대로 생활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사무실 대신 집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일하고, 이동 시에는 자율주행차량을 이용한다. 식당에선 로봇이 서빙과 요리를 해주고, 물건 역시 온라인으로 주문해 로봇이 배송해 준다. 진료와 행정 서비스 역시 집에서 원격으로 가능하다.

코로나19 사태는 분명 '위기'지만, '기회'도 분명히 있다. 스마트홈, 자율주행, 로봇, AI 등 4차 산업 기술의 한 단계 진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들 기술은 언젠가 또 나타날지 모르는 또 다른 바이러스의 위협에서 인간을 자유롭게 해 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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