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구로 보험사 콜센터와 같은 민간 콜센터 근로자와 산재보험 미가입 특수형태고용(특고) 근로자들이 정부의 코로나19 지원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다.
이들을 대변하는 노동조합들은 노동자들이 코로나19 감염 의심 증상이 있어 조퇴하면 무급으로 적용받거나, 생활안정자금 융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전국서비스일반노조연맹 콜센터지부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연맹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콜센터 노동자들의 집단감염 위험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콜센터지부는 “전국적으로 30만 명이 종사하는 콜센터 직원 대부분은 외주를 받고 있는 노동자로 원청사 소속이 아니다”며 “원청사와 재계약을 해야 하는 콜센터 업체는 업무에 차질을 주지 않아야 해 노동자의 건강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다. 각자 알아서 몸의 이상이 느껴지면 무급으로 조퇴하고 집에 가는 것밖에는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콜센터 근무 특성상 밀집된 공간에서 쉴 틈 없이 말을 해야 하므로 ‘거리두기’가 불가능하고 재택근무도 여의치 않다. 또 고객과의 정확한 대화를 위해서는 마스크를 쓰고 일할 수도 없다”고 했다.
정부는 그동안 근로자의 안전과 사업장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 적극 권장과 고용유지지원금(휴업·휴직 나선 사업주에 인건비 지원) 상향, 가족돌봄휴가(무급) 지원금 지급 등 각종 지원 대책을 내놨다.
이에 대해 이선규 서비스일반노조연맹 위원장은 “정부의 지원 대책은 콜센터 직원들이 현실적으로 활용하기 어렵고, 대부분 기업들을 위한 지원책”이라고 꼬집었다.
대리운전기사, 학습지교사 등 많은 특고 근로자들은 정부의 지원책 중 하나인 생활안정자금 융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노동자의 생계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9일부터 7월 31일까지 생활안정자금 융자의 소득 요건(월 평균 소득 259만 원 이하 → 388만 원 이하)을 완화했다.
생활안정자금 융자는 저소득 노동자와 부양가족의 혼례, 장례, 질병 치료 등에 필요한 자금을 무담보 초저금리(연 1.5%)로 1인당 최대 2000만 원을 빌려주는 제도다. 특히 보험설계사, 대리운전기사, 학습지 교사, 카드 모집인 등 특고 근로자에 대해서는 소득 요건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단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전국대리운전노조와 전국학습지산업노조는 코로사19에 따른 일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성 없는 전속성 기준으로 산재보험 가입이 어려운 많은 특고 근로자(대리운전기사 12만 명 등)들이 생활안정자금을 지원받지 못해 가정의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실효성이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 노조는 또 정부의 근로자 방역 마스크 150만 개 추가 공급 지원에서 배달대행업체 종사자 등 산재보험 가입 특고 근로자에만 지급될 뿐이라며 역차별 해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