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 개선세에 코로나19 찬물…앞으로가 더 문제

입력 2020-03-11 14:20 수정 2020-03-1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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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고용지표부터 부정적 영향 가시화…채용 줄이거나 중단 기업, 4분의 1보다 많을 수도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통계청은 11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서 지난달 취업자 수가 2683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9만2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고용지표는 호조를 이어갔다. 15세 이상 고용률과 15~64세 고용률(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은 각각 60.0%, 66.3%였다. 2월 기준으론 통계가 작성된 1982년, 1989년 이후 최고치다. 실업률은 4.1%로 0.6%포인트(P) 내렸다.

단 산업별로는 명암이 갈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 의존도가 높은 도·소매업은 취업자 감소 폭이 전월 9만5000명에서 10만6000명으로 확대됐고, 숙박·음식점업은 증가 폭이 8만6000명에서 1만4000명으로 둔화했다. 반면 운수·창고업의 취업자 증가 폭은 전월 9만2000명에서 2월 9만9000명으로 확대됐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숙박·음식점업은 몇 달 동안 증가했으나 2월 들어 외국인 관광객 급감의 영향으로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도·소매업에 대해선 “코로나 이전에도 감소세를 보였다”며 “외출 자제나 여행 자제도 조금은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본다”고 설명했다.

취업시간대별로 일시휴직자가 61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4만2000명(29.8%) 급증했다. 일시휴직자는 휴직 중이지만 직장 복귀가 확실하고, 그 기간이 6개월을 넘지 않는 취업자다. 이 기준을 넘으면 비경제활동인구의 ‘쉬었음’ 인구로 집계된다. 일시휴직자는 통상 설 연휴가 있는 달에 늘었다가 다음 달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올해엔 연휴가 1월이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선 ‘쉬었음’ 인구가 234만7000명으로 19만1000명(8.8%) 늘었다. 40대에서 26만1000명으로 6만1000명(30.6%) 급증했다.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40대는 고용률도 77.8%로 0.5%P 하락했다. 기존 고용난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고용시장에서 설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이다. 반면 60세 이상은 취업자가 57만 명 늘고, 고용률은 3.0%P 올랐다. 코로나19로 노인 일자리 공급이 축소된 가운데서도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기업의 27.8%가 올해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조사 대상은 종업원 수 300인 이상인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이었다. 19.0%는 채용을 줄이고, 8.8%는 채용을 미룰 계획이다.

더욱이 이번 조사는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하기 전인 지난달 5~19일 중 이뤄졌다. 현재 코로나 확산세를 고려하면 실제 채용여건은 조사 결과보다 악화할 우려가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동향 3월호에 따르면,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월 75포인트(P)에서 2월 65P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액 증가율(전년 같은 달보다)은 4.5%에서 1.8%로 꺾이고, 소비자심리지수는 104.2P에서 96.9P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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