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국내 및 국제선 항공기 운항을 대폭 축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수요가 큰 폭 감소한 데 따른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은 올여름 성수기 국제선 운항을 현재보다 10% 줄이고 4월에는 국내선 운항도 7.5%를 축소할 예정이다.
미국 델타항공도 국제선은 20~25%, 국내선은 10~15% 축소한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신규 고용을 동결하는 한편 기존 직원들에게도 자발적 무급 휴가를 권고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고, 5억 달러(약 5900억6000만 원) 규모의 자본 지출 계획도 늦출 계획이다. 또 일부 항공기의 조기 퇴역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더한 조치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델타는 자사주매입 중단, 비행기 유지보수 비용 감소 등을 통해 30억 달러(약 3조5800억 원)를 절감할 예정이다.
이들 미국 3대 항공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기존에 내놨던 올해 실적 전망을 모두 철회했으며, 비용 절감을 위해 자사주 매입도 중단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올해 1분기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더 심각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매출이 4월과 5월에 전년보다 70%, 6월에 60%, 7월과 8월에 40%, 9월과 10월에는 30% 11월과 12월에 20%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커비 CEO는 “9·11이후 40% 수요가 감소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원진의 급여 반납 및 삭감도 이어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의 커비 CEO는 오는 6월 말까지 기본급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개리 켈리 CEO도 직원들에게 자신의 급여를 10%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5일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전 세계 항공사가 113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IATA는 지난달 21일 매출 손실을 300억 달러로 예상했다가 2주도 안 돼 피해 규모를 3배 이상으로 수정해 이번 사태가 글로벌 항공업계에 얼마나 막대한 타격을 주는지 다시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