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내놓은 키코(KIKO) 지원 대책을 놓고 이해 당사자간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부족하다는 반응이고, 키코 판매가 많은 은행들은 울상인 반면 판매가 적은 은행들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과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중소기업청 등은 1일 오전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키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을 중심으로 비공개로 'KIKO계약은행 협의회‘를 구성해 회생가능여부를 점검하고 지원방법을 제시하면 기업이 선택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기업이 손실액을 확정짓고 손실액 만큼 신규 대출이나 출자전환을 받거나 만기까지 환위험을 헷지 하는 상품을 추가로 제공 받을 수 있다.
또 기업과 은행사이에 상환일정을 연장하거나 수수료 감면 및 이자율 할인 등의 지원을 받는다.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정부 정책이 만족스럽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정부의 이번 대책에 직접적인 지원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키코에 가입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출은 부담 아니냐”며 “키코 손실을 남겨두는 이상 중소기업은 상당히 오랜 기간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키코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락해 자금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한 대책이 빠져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 사이에도 이번 키코 대책으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은행이 키코로 인한 손실액을 대출로 전환해주는 등의 대책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키코 판매가 미비한 우리은행(판매건수 13건)은 느긋한 입장이고 기업은행(판매건수 17건)의 경우 오히려 기회로 삼으며 키코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분위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미 대책이 나오기 전부터 지원에 나서고자 했으나 해당 기업이 여러 은행에 중복 가입한 경우가 많아 미루고 있었다”며 “이번 대책에 정보 공개 부분이 해결되므로 회생가능한 기업에는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키코 판매 과정에서 빼앗겼던 거래 기업 중 선별해 다시 유치할 수 있는 호기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키코 판매에 열을 올렸던 SC제일은행, 씨티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은 고민이 깊다. 이들 은행 중 한 관계자는“회생가능기업 이라고 해도 최근 대출 기준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할 텐데 정부 대책이라 안할 수도 없고 답답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키코 피해 기업들에게 새로 대출해 준다고 문제가 해결되겠냐”며 “경기가 갑자기 좋아져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좋아지기 전에는 그저 시간만 뒤로 늦추는 효과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은행별 키코 거래 현황(단위: 개, 억원)
은행 업체수 확정손실 평가손실
한국씨티 134 1323 2766
SC제일 34 1121 312
외환 209 1282 1943
신한 117 919 2353
산업 19 549 1076
하나 30 176 651
우리 13 152 241
기업 36 245 231
8월말 원ㆍ달러 환율 기준 자료 : 금융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