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규제 강화…철강ㆍ금속 업종 반등할까

입력 2020-03-1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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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코스피와 코스닥 종가 지수(사진=한국거래소)
▲11일 코스피와 코스닥 종가 지수(사진=한국거래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 증시가 흔들린 이후 철강ㆍ금속 업종에 공매도 거래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당국이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면서 해당 업종 주가가 회복 가능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2일 KRX공매도종합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철강ㆍ금속 업종의 전체 주식 거래 대금에서 공매도 거래 비중이 13.72%에 달했다. 이 기간 총 1조9697억 원어치가 거래됐고, 공매도 거래 대금은 2702억 원이었다.

이는 코스피 시장 업종 가운데 가장 큰 수치다. 통신(11.63%)과 유통(11.23%), 증권(11.05%), 화학(10.84%), 보험(10.65%), 은행(10.37%)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24일은 주말인 22∼23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영향으로 코스피가 83.80포인트(3.87%) 급락하는 등 증시 충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날이다.

특히 종전까지 하루 3000억∼5000억 원대였던 공매도 거래 규모가 이 무렵부터 점차 증가해 최고 8000억 원 후반대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채질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수록 이익을 보는 투자 기법으로, 사실상 외국인과 기관이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하락장에서 공매도 비중이 가장 컸던 철강·금속 업종은 하락 폭이 12.64%로 코스피 전체(-9.24%)보다 컸다.

10일 금융당국은 향후 3개월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을 완화해 대상을 확대하고 공매도 금지 기간도 늘리는 내용을 담은 공매도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공매도 거래가 집중됐던 업종이나 종목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큰 공매도 비중이 항상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 물량 증가는 개별 종목에 수급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최근처럼 증시 전반에 불확실성이 크고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시기엔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새 기준에 따라 처음으로 공매도 과열종목에 지정된 11개 종목 중 9개는 11일 주가가 상승 마감하면서 이런 기대에 부응했다.

반면 이번 규제가 과거에 내렸던 조치보다 강도가 약해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는데, 이번 조치는 한시적으로 규제를 강화했을 뿐 공매도를 금지하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공매도 금지 조치와 비교하면 이번 규제는 약한 것으로 보인다"며 "큰 폭의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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