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급락장에도 개미 12조 매수 행진…수익률은 ‘한숨’

입력 2020-03-1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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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4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 반등을 노리고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수익률은 아직 마이너스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올해 14조3327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약 7조6623억 원, 기관은 8조216억 원가량을 내다팔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처분하고 차익 실현에 나서는 동안 개인은 투자를 늘리며 저가 매수에 나선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에 코로나19가 번진 뒤 더욱 두드러진다.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지난 11일까지 12조5005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지난 9일에는 단 하루 만에 1조2800억 원을 순매수하며 하루 규모로는 2011년 8월 10일(1조5559억 원)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또 코스피가 1908.27로 추락해 2016년 2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은 11일에도 개인은 1조819억 원어치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문제는 주가가 반등은커녕 하락세를 이어가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기업 20곳 중 19곳은 주가가 내렸다. 평균 수익률은 -21.80%이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15.21%)을 밑도는 수준이다.

종목별로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 주가가 15.01% 내렸다. 삼성전자우(-12.87%)와 SK하이닉스(-13.64%), 한국전력(-22.53%), 아모레퍼시픽(-32.77%) 등도 주가가 신통치 않았다.

앞으로도 지수가 반등에 실패하고 더 내려갈 경우 개인들의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개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훗날 시장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의 불안 심리가 고조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지수가 반등할 경우 개인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며 다시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빚을 내 주식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늘어난 점도 불안 요인이다.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리면 투자자가 빚을 내 산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지므로 증시에는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10조1874억 원이다. 코로나19 발생 직전 거래일(1월 17일) 9조7740억 원에 그쳤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두 달 만에 4134억 원 늘어 10조 원대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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