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Black Label' 상표 등록 거절…법원 "기존 등록상표와 유사"

지정 상품 혼동 우려도

▲LG전자 출원 상표(위), 선등록상표(아래) (출처=특허법원)

LG전자가 가전제품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사용하던 ‘Black Label’(블랙라벨) 상표권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로써 LG전자는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Black Label’ 상표 사용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허법원 4부(재판장 윤성식 부장판사)는 LG전자가 특허청장을 상대로 “특허심판원의 상표등록을 거절한 심결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아 이번 판결은 지난해 11월 확정됐다.

LG전자는 2017년 4월 전기세탁기, 공기청정기, 가정용 전기식 의류 건조기 등을 지정 상품으로 정해 ‘Black Label’ 상표를 출원했다. 그러나 특허청은 “선(先) 등록상표와 표장 및 지정상품이 유사하다”며 등록을 거절했다.

앞서 최모 씨는 2008년 7월 ‘Black label 블랙라벨’ 상표를 출원했고, 이듬해 상표가 등록됐다. 지정상품은 전기식 온수매트, 가정용 전기매트 등이다.

LG전자는 2018년 1월 1심 격인 특허심판원에 거절 결정에 대한 취소심판 청구를 냈지만 기각되자 2심인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LG전자의 ‘Black Label’ 상표가 선등록 상표인 ‘Black label 블랙라벨’과 글씨체 및 한글 음역 부분의 유무에 차이가 있기는 하나, 모두 ‘블랙라벨’이라 호칭해 표장이 동일ㆍ유사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LG전자가 출원한 상표의 지정 상품인 전기세탁기, 전기식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등과 선등록상표의 지정 상품인 전기식 온수매트, 전기매트는 비록 제품의 형상과 품질에 차이가 있기는 하다”면서도 “두 상품 모두 생활 가전용품에 속해 품질, 생산, 판매 부문 및 수요자의 범위가 폭넓게 중첩돼 오인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LG전자의 제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매장에서 온수매트를 ‘Black label’ 출원상표의 지정상품과 함께 판매했다면 일반 수요자는 출처의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온라인에서도 명확하게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전기 온수매트와 전혀 다른 제품군인 세탁기의 상표로 블랙라벨을 다시 출원해 등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