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HK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에 들어가면서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이건 단순히 내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그들은 1년간 연기할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1년 늦게 연다면 텅 빈 경기장에서 무(無)관중으로 치르는 것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중 없이 올림픽을 여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올림픽 개최 1년 연기 방안을 아베 신조 총리에게 권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들은 매우 영리하다”며 일본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그는 “나는 그저 나의 훌륭한 친구인 아베 총리에게 행운을 빈다”면서 “그들은 완벽한 일을 해냈으며 (개최) 장소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좋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사태가 번지기 전 만남에서 자신에게 사진을 보여줬던 일을 거론하면서 “아름다운 시설들이다. 그들(일본)은 매우 잘 지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전날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둘러싼 논의는 끊이지 않고 있다. 다카하시 하루유키(高橋治之) 대회 조직위 집행위원(이사)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조직위 차원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을 논의하지 않았다”면서도 “올해 여름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면 1~2년 연기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옵션”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년 연기안은 ‘2020년 안에 개최한다’는 계약에 저촉될 수 있다”면서 “정부 내에선 예정된 개최가 어렵다면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를 살려 미국에도 유리한 1년 연기안을 공동 제안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안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