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표현들이다. 이처럼 부정적인 표현이 압도적인 이유는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는 개인 투자자들이 철저히 배제돼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주식 시장 공매도 거래대금 103조5000억 원 중 개인 투자자 거래대금은 1조1000억 원으로 1.1%에 그쳤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 거래대금이 약 65조 원으로 62.8%, 기관 투자자는 37조3000억 원으로 36.1%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가가 약세장을 면치 못하자 공매도에 배팅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말그대로 춤을 췄다. 한국거래소 공매도종합포털에 따르면 지난 12일 주식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854억 원으로 연중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일 기록했던 기존 연중 최대치(1조806억원)를 넘는 수치다.
12일과 13일 증시에서는 사상 최초로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급락장도 연출됐다.
이같은 상황에 공매도 세력이 기승을 부리면서 개미들의 피해가 예상되자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더욱 거세졌고 정부는 지난 10일 마지못해 공매도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효과는 '하루'에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로 주식 시장에서 연일 폭락장이 연출되면서 당국의 대책이 전혀 약발이 없었던 셈이다. 다시 시장에서는 폭락장에 대응해 한시적으로라도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고 정부는 다시 3일만에 공매도를 6개월간 전면 금지하는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부터 6개월 동안 유가증권ㆍ코스닥ㆍ코넥스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금지된다.
이같은 초강경 대책에도 시장에서는 '너무 늦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이미 국내 증시는 3거래일 동안 폭락하면서 수 많은 증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개미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도 금융당국은 대통령의 '고강도 경제대책'에 대한 체근을 받고서야 대책을 내놨다.
금융당국의 입장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한 가격 형성 기능이나 헤지 수단이라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완전히 부정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초 목적과는 달리 공매도가 세력의 장난감으로 변질되고 있는 현실을 그동안 애써 외면해 왔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그동안 공매도의 순기능보다 이를 악용한 불공정거래가 빈번해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던 사실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대응책을 내놔서 다행이지만 한발 늦었다고 본다. 최근 폭락장으로 입은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적지 않다.
정부 당국자들은 "(공매도 금지가) 그렇게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면 왜 증시가 폭락한 후에야 이제서야 대책을 내놓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