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방향에 베팅” 인버스ㆍ레버리지 ETF 거래대금 폭증

입력 2020-03-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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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증시 지수가 요동치는 가운데, 레버리지ㆍ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지수 방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국내 주식형 레버리지 ETF 19종목의 거래대금은 2조8108억 원으로 집계됐다. 또 국내 주식형 인버스 ETF 19종목도 3조3902억 원어치 거래됐다. 모두 일일 거래대금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인버스ㆍ레버리지 상품을 찾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국내 레버리지 ETF는 거래대금 1조 원대를 기록한데 이어, 전날 2조 원대로 뛰어오르는 등 거래가 집중되고 있다. 한 달 전 일일 거래대금이 7억1280만 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97.01%늘었다.

주식형 인버스 ETF 거래대금은 거래 규모가 더 커졌다. 지난달 24일 1조 원대를 넘긴데 이어 전날에는 하루 만에 3조2311억 원어치가 거래되며 일일 거래대금 3조 원대로 훌쩍 뛰어올랐다.

이 영향으로 ETF 전체 거래대금도 늘어나게 됐다. 이날 하루 동안 ETF는 총 8조1400억 원어치가 거래됐다. 1년 전(1조6718억 원)과 비교하면 386.89% 폭증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지난달 말부터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 여파다. 이 영향으로 시장 지수가 요동치면서, 지수의 ‘방향성’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인버스 ETF는 기초자산 가격을 역방향으로 추적해 자산 가격이나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낸다. 이와 달리 레버리지 ETF는 파생상품에 투자해 기초지수보다 두 배 높은 수익을 올리는 점이 특징이다.

따라서 레버리지에 투자하면 ‘지수 상승’에, 인버스에 투자하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셈이다.

투자자별로는 동향이 갈린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투자자별 ETF 매매동향을 보면 개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형 레버리지 ETF를 총 2조2432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그러나 인버스 ETF의 경우 2295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팔자’에 나섰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같은 기간 동안 레버리지 ETF를 각각 2조2675억 원, 35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오히려 기관은 국내 주식형 인버스 ETF를 2255억 원어치 사들이며 개인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였다. 외국인도 인버스를 21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지수 방향성에 주목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사태가 금융시장에 번지면서 전세계 증시가 추락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관망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다. 이날만 해도 코스피 지수는 장중 8% 폭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단 것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코로나19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이 과도하다고 생각해왔지만 문제의 본질은 ‘감염병의 확산’이었다”며 “당분간은 중앙은행이 정책의 선봉에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통화당국은 시장에 정책금리 인하와 유동성을 공급으로 금융 리스크 확산을 방지하는데 당분간 주력할 전망”이라며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이 과매도 수준에 진입했지만 확진자수 급증세에 대한 우려로 높은 변동성 국면이 지속되며 본격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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