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수출·투자 '트리플 부진…정부 곳간만 바라본 한국 경제

입력 2020-03-15 14:51 수정 2020-03-1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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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부진에 자영업 매출 급감…수출·투자 타격도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전통시장의 방문객이 감소한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의 한 전통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전통시장의 방문객이 감소한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의 한 전통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지역경제 활력이 사라졌다.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인 대구·경북과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수도권·충청권에선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급감했고, 경기 의존도가 높은 산업들은 폐업 등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했다. 글로벌 팬데믹(pandemic·대유행)에 따른 수출액 감소와 추가적인 생산·투자 감소도 우려된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환자가 816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3일 만에 신규 확진환자가 100명을 밑돌았으나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사태가 2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경기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바닥을 기고 있다.

대구 중구에선 47개 업종의 매출이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대구·경북연구원(임규채·최재원 박사)이 비씨카드 매출액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대구·경북연구원 CEO 브리핑 제601호)를 보면,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대구 중구와 동구는 매출액이 각각 31.2%, 24.1% 줄었다.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았던 달성군조차 매출액이 12.9% 급감했다.

수도권과 충청권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시민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주요 번화가에는 발길이 끊겼다. 상당수 점포는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영업을 중단한다’는 문구를 써 붙인 채 가게 문을 걸어 잠갔다. 임대료 부담에 영세 자영업자들의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6.9포인트(P)로 전월보다 7.3P 하락했으며, 소상공인이 체감한 경제 전반의 경기실사지수는 41.5P, 매출실적은 40.0P로 각각 25.8P, 25.9P 급락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소비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규엽 무역통상실 무역투자정책팀장 외)’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51~1.02% 감소할 전망이다.

무역에서 상품은 중간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수출 급감이 우려된다. 2월에도 일평균 수출액은 11.7% 줄었다. 수출 감소는 국내 제조업의 생산 감소, 나아가 설비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 서비스는 이미 코로나19 영향권에 진입했다. 2월 항공편을 이용한 한국 방문객은 전년 동기보다 45.1% 급감했다. 방문객 감소는 관광업과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운송업 등에 추가적인 타격을 준다. 한국 노선 취항 항공사들의 경우, 수입 감소가 미화 11억~1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기댈 곳이라곤 재정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11조7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상태다. 앞서 시행된 예비비 지출(1조 원), 세제지원(1조7000억 원)을 포함하면 코로나19 대응예산은 총 15조8000억 원에 이른다. 국회에선 여권을 중심으로 추경 증액이 논의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면서 피해를 본 지역과 산업이 버틸 수 있도록 신속하게 자금을 지원해 주는 것”이라며 “사태가 진정된 뒤엔 재정·통화를 활용한 추가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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