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너마저…코로나19 장기화ㆍ개학 연기에 매출 타격 '한숨'

입력 2020-03-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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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개학 연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편의점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유흥가 및 학원가에 유동인구가 줄면서 관련 상권에 있는 매장들의 타격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당초 편의점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매출 상승 효과를 감안할 때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초기만 해도 편의점은 메르스 때와 비슷한 반사익 효과를 봤다. 하지만 장기화 조짐으로 장기 저장 목적의 소비(사재기)가 늘면서 이커머스와 대형마트가 선방하는 반면 편의점업계에서는 이상 징후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16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대형마트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상승률은 12.2%였다가 코로나가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한 셋째 주에는 17.1%로 주저앉았다. 2월 역시 마이너스를 이어가다가 2월 셋째 주에는 +5%로 반전했다. 생필품과 신선식품 등 장기 저장 목적 소비(사재기)가 높아진 덕분이다.

반면 편의점 매출상승률은 1월 둘째 주 7.4%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계속해서 내림세다. 2월 둘째 주 10.6%로 반짝 치솟았지만, 이는 밸런타인데이 등 일회성 매출이 반영된 이유로, 2월 셋째 주 매출은 다시 2%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결과는 메르스 당시와 확연히 다르다. 메르스가 발생한 이후 2015년 6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떨어졌지만, 편의점은 29.0% 늘어나며 선방한 바 있다. 당시에는 다중집객이용시설 기피에 따른 반사익은 오롯이 이커머스와 편의점에 돌아갔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메르스 때와 양상이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 달가량 짧게 지나갔던 당시와 달리 코로나19는 장기화하면서 재택 근무와 개학 연기에 따라 온가족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장기 저장 목적 소비가 많아졌다. 오다가다 들리는 소비자가 많은 편의점 특성상 길거리 유동인구가 줄어들면 집객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A편의점에 따르면 강남역 등 유흥가에 있는 한 점포의 경우 2월 17일부터 28일까지 매출은 전년 대비 6.8% 올랐지만, 이달 들어 1일부터 12일까지는 5.5% 떨어졌다. 여의도의 한 점포 매출 역시 2월 4.9%에서 3월 -7.2%로 반전됐다. 서울 성북동 학원가의 한 점포 매출은 -7.6%에서 -22.2%로 역성장폭이 확대됐다. 목동과 신림동 등 주거지역 편의점의 경우 35.3%, 37.4% 증가에서 23.1%, 32.4%로 증가폭이 주춤했다.

GS25와 CU 두 곳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3월 들어 편의점 매출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면서 “유흥상권과 관광상권, 역세권 등은 매출이 평상시 10분의 1 수준으로 빠진 곳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13일 오후 2시 기준 서울 관내 학원과 교습소 2만5229곳 가운데 1만627곳(42.1%)이 문을 닫았다.

정부의 ‘4월 개학 연기설’이 부상하면서 편의점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한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보면 전년 대비 매출이 크게 빠지지 않지만 메르스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 특히 주거지와 오피스는 비슷한 반면 학원가와 대학가, 유흥가, 유원지 상권이 특히 안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화에 따라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특히 개학 연기 및 휴교 등에 민감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편의점 본사는 가맹점주 돕기에 나서고 있다. GS25는 지난달 경영주 특별 지원프로그램에 이어 3월에도 △신선식품 폐기지원금 추가 30% 확대 △정산금 50% 최대 12일 조기지급 △상생대출 금리 0.7% 우대 △점포 영업활성화 위한 생활필수품·신선식품 프로모션 등을 골자로 월 20억 원 규모를 지원하는 ‘특별 지원대책’을 내놨다. CU도 지난달 코로나19 관련 가맹점 및 중소협력사를 위해 긴급 지원책을 내놓은 이후 2주 동안 약 60억 원 규모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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