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ㆍ중ㆍ고등학교의 개학(개원)이 2주일 더 연기 돼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이 현실화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학 연기 관련 브리핑'을 열어 "전국 학교 신학기 개학일을 4월 6일로 추가 연기한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질병관리본부 등 감염병 전문가들은 밀집도가 높은 학교 내 감염이 발생할 경우 가정과 사회까지 확산될 위험성이 높은 만큼 안전한 개학이 가능한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현시점으로부터 최소 2~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3차 개학 연기 수업일수 감축…입시에도 영향 =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 발표는 이번이 세 번째다. 교육부는 지난달 23일 개학 1주일(1차) 연기를 처음 발표했다가 이달 12일에 다시 2주일(2차)을 더 미뤘다. 교육부가 이날 추가로 2주일(3차) 개학 연기를 발표하면서 새학기 시작은 5주일 늦춰지게 됐다.
교육부는 3차 개학 연기에 따라 수업일수를 10일 감축하기로 했다. 2차 연기 때까지는 여름ㆍ겨울방학과 재량휴업일 등을 줄여서 수업일을 확보할 수 있었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초중고교는 법정 수업일수를 190일 이상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학교들은 2주일 추가 개학 연기에 따라 수업일수 10일을 줄여야 한다.
이에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학교에 "개학 연기 4∼5주차에 휴업하는 일수인 10일을 법정 수업일수(초중고 190일, 유치원 180일)에서 감축하라"고 권고했다. 더불어 줄어드는 수업일수에 비례해 수업시수(이수단위)도 감축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3차 개학 연기가 대학 입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나 ‘모의 수능’으로 불리는 6월 모의평가도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 교육부는 "장기간 개학 연기를 감안해 실현 가능한 여러 대입일정 변경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돌봄 공백 우려…긴급돌봄 지원 = 개학이 5주일이나 연기되면서 맞벌이 가정 등에서 돌봄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교육부는 추경 예산에 편성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2534억 원을 긴급돌봄 지원, 마스크 및 손 세정제 등 방역물품 준비, 온라인 학습 운영 등 코로나19 관련 대응에 우선 활용되도록 시도교육청과 협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개학이 연기되는 동안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은 오후 7시까지 계속 제공한다. 어린이집도 긴급 보육을 계속 실시한다.
신학기 개학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교육부는 박백범 차관을 단장으로 '신학기 개학 준비추진단'을 꾸려 시도교육청과 함께 개학 전후 학교 방역과 위생 관리, 학생 학습지원 대책 등 개학 전 준비사항을 점검하기로 했다.
또 보건당국과 협의해 개학 이후 방역을 위한 '학교 방역 가이드라인'을 보완해 배포할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코로나19로 휴업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학습결손, 돌봄 공백 등이 발생하지 않고 개학 후 정상적인 학교로의 복귀를 위해 제반 사항들을 촘촘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가족돌봄휴가 추가 신청 불가능…맞벌이 가정 비상 = 긴급돌봄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가족돌봄휴가' 제도를 이용하면 돌봄 공백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 가족돌봄휴가는 질병, 양육 등의 사유로 자녀를 긴급히 돌봐야 하는 근로자(1인)에게 연간 최대 10일의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사업주는 근로자가 가족돌봄휴가를 신청하면 반드시 허용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최대 500만 원이 부과된다.
가족돌봄휴가는 무급이지만, 만 8세 이하나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쓸 경우 정부가 한시적으로 최장 5일(한 부모는 10일) 동안 하루 5만 원씩 지원한다. 가령 맞벌이 부부가 가족돌봄휴가를 순차적으로 쓰면 최장 20일 동안 자녀 돌봄을 할 수 있고, 부부 합산 최대 50만 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가족돌봄휴가가 시행된 올해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10일의 휴가를 다 쓴 근무자는 추가적으로 휴가를 신청할 수 없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가족돌봄휴가 사용기간과 지원금 지급 기간 확대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