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도쿄올림픽, 완전한 형태로 할 것”…사실상 연기 가능성 암시

입력 2020-03-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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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 경기·규모 축소에는 부정적…구체적 개최 시기는 언급하지 않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주요 7개국(G7) 화상 정상회의를 마치고 나서 총리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주요 7개국(G7) 화상 정상회의를 마치고 나서 총리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 하계올림픽·패럴림픽이 사실상 연기될 가능성을 암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주요 7개국(G7) 화상 정상회의가 끝나고 나서 올림픽 개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 개최 시기는 언급하지 않은 채 완전한 형태로 치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인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겼다는 증거로서 올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실현한다는 것에 G7의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총리의 발언은 무관중 경기나 올림픽 규모 축소를 배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풀이했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한 상대지만 G7 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제대로 일치단결해 함께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인식을 할 수 있었다”고 원론적으로 말했다.

니시무라 아키히로 관방 부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총리가 G7 회의에서 일정대로 도쿄올림픽 7월 개막을 주장했는지’라는 질문에 “총리는 대회 개최를 향해 전력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며 “완전한 형태를 목표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고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개최시기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피한 채 ‘완전한’이라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아베가 도쿄올림픽 연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더욱 힘을 얻었다.

개최 여부 결정 권한이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른다는 입장만 표명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도쿄올림픽을 무관중으로 치르는 것보다 1년 연기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다만 닛케이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일본 정부가 아무리 예정대로 개최를 강조해도 대회 중단이나 연기 검토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 어떤 옵션도 실현되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올림픽을 아예 중단하는 것은 일본에는 최악의 결론이지만 IOC도 이를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올림픽 중지로 개최 도시와 개최국이 심각한 피해를 보면 대회 유치에 나설 도시가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각 종목 국제협회에 배분할 자금도 사라져 올림픽 지속 가능성이 심각한 위기를 맞이한다.

무관객 대회도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렇게 경기를 치르면 흥이 고조될 리가 없고 그만큼 스폰서들의 광고효과도 반감된다. 또 관객이 없는 경기에서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지도 의문이다. 올림픽은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 상호 이해를 통해 평화와 융화에 공헌하는 것을 이념으로 하고 있는데 무관중 대회 개최는 그런 취지에도 어긋난다.

그러나 연기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문제가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미국 TV방송국의 의향에 따라 가을 이후 개최가 어려워 1년이나 2년 뒤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7월 개최를 위해 준비해왔는데 이게 전부 무산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본선 진출 선수 선발은 다시 할 것인가. 11만 명 이상인 자원봉사자들을 어떻게 다시 모을지. 대회를 위한 경기장과 관계시설을 어떻게 다시 확보할지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했다.

게다가 내년이나 2022년에 전 세계에서 열리는 다른 대회 일정도 조정해야 한다. 내년에는 육상 세계선수권 대회가 미국 오리건주, 수영은 일본 후쿠오카에서 개최된다. 시기도 도쿄올림픽과 맞물려 1년 연기되면 이들 세계선수권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2년 후에 개최하면 2024년 하계올림픽을 준비하는 프랑스 파리가 “대회 가치가 떨어진다”며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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