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 60조 통큰투척' 부러운 국적사들…2% 아쉬운 지원책

입력 2020-03-18 14:54 수정 2020-03-1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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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C 자금 지원 부재· 호소해 온 세제지원 등도 빠져 있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 항공사 도산 우려까지 나오자 정부가 추가 지원책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아쉽다는 것이 업계 전반적인 반응이다. 앞서 발표된 지원방안보다 진일보했지만, 대부분이 지난달 항공사 CEO들이 정부에 요청한 내용 중 일부에 불과하며, 그외 다급한 지원책은 물론 대형항공사(FSC)에 대한 자금 지원책 등이 빠져 있어서다.

그나마 저비용항공사(LCC)에 할당된 3000억 원 수준의 지원 규모 역시 턱없이 부족해 수십조 원을 통크게 지원키로 한 미국 정부와 상반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운수권·슬롯 회수 유예 △주기료·착륙료 등 사용료 감면 △주기장 확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코로나19 관련 항공 긴급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우선 운수권 회수 유예, 주기료 면제 등은 항공업계도 상당히 기다리던 지원책이다. A 항공사 관계자는 "주기료 면제와 운수권 유예는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면서 "특히 하루에 수천만원씩 나가는 주기료 면제로 급한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반겼다.

다만, 그 외 착륙료, 슬롯 등의 지원책에 대해서는 다소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C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현재 대부분의 국제선을 운휴하고 있어 주기료와 달리 착륙료 면제, 항행시설 사용료 유예는 현재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슬롯 유예 자체는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당장 3월 말이면 끝나는 동계스케줄로 기간이 제한돼 있어 보다 연장돼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항공업계가 정부에 호소해왔던 세제 지원도 빠져있다. 항공기 지방세(취득세, 재산세) 감면, 항공기 부품 무관세, 국내선 항공유 관세 및 석유수입부과금 면제 등이다.

현재 지방세는 LCC만 취득세 60%, 재산세 50% 감면 혜택을 받고 있어 FSC들에도 이 같은 완화가 절실하다. 지난해 FSC가 납부한 지방세는 573억 원 규모다. 실제 미국, 영국,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항공 경쟁국 FSC는 자국으로부터 지방세 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

항공기 취득 및 부품 관세 면세액의 20%에 대해 부과되는 농특세에 대해 한시적 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지난해 FSC 양사 농특세 납부액은 203억 원에 달한다.

아울러 자금지원 규모가 크지 않은 점도 업계 입장에서는 아쉽다. B항공사 관계자는 "FSC에 대한 자금 지원이 부재한 상황에서 LCC에 투입되는 지원규모도 더욱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제 미국은 항공업계를 가장 억울한 피해자로 보고 60조 원(약 5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반면, 우리나라는 항공은 물론 전 산업계에 지원하기로 한 규모가 11조 원에 불과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자금 지원을 받게 될 LCC들 역시 정부의 3000억 원 지원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D항공사 관계자는 "지금 대부분 국제선 운항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5~6개 LCC들이 3000억 원을 배분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각 사에게 돌아가는 자금은 훨씬 줄어들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원 규모가 보다 컸으면 한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LCC들은 지난해 '보이콧 재팬' 여파로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부채비율은 어마어마하게 늘어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장 현금화 시킬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LCC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이미 60% 가량이 날라간 것으로 추산되며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현금이 바닥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나온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현금성 자산은 206억 원으로 전년 동기(2173억 원) 대비 10분의 1로 급감했으며 티웨이항공도 반토막났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3곳의 지난해 현금성 자산은 총 2035억 원으로 1년 만에 58.7%가 사라졌다.

부채규모 역시 배로 늘었다. 6000억 원대 중반이였던 제주항공의 부채는 1조 원을 넘겼으며,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2배, 3배 가량 늘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빚은 늘고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은 바닥나고 있다"라며 "정부는 이같은 어려운 상황의 장기화 가능성을 고려해 과감하고 신속한 정책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다시 한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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