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245원을 돌파하며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변동폭도 15원에 달해 8거래일째 10원 넘는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외환당국의 선물환포지션 한도 확대 등으로 안정세를 찾는가 싶던 원·달러는 장중 뉴욕 선물시장이 하한가를 맞고 거래중지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코스피도 9년 10개월 만에 1600선이 붕괴됐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뉴욕선물과 아시아장이 망가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전했다.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이 없었다면 원·달러는 더 올랐을 것으로 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확산)에 대한 공포가 과거 리먼사태 때보다 더 어려운 형국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달러도 사실상 뚜껑이 열렸다는 평가다. 1250원을 뚫는다면 별다른 저항선 없이 1300원까지 직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2원(0.18%) 오른 124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0년 6월 11일(1246.1원) 이후 최고치다. 장중에는 1246.1원까지 올랐다.
1243.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231.1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변동폭은 15.0원에 달해 8거래일째 10원 넘는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36.0/1236.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2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장중 CME선물 S&P·나스닥선물 등이 하한가를 맞으며 거래가 중단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아시아장이 전반적으로 플러스일 때도 호주와 뉴질랜드는 패닉장이었다. 관련국 환율은 거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기록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리먼사태 때보다 더 어려워지는 듯하다. 당시엔 몇몇 금융기관 문제였지만 지금은 선진국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사람이 죽고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개입하고 스와프라인을 확보하는 등 노력을 하겠지만 실물경제가 붕괴되는 상황이라 비관론이 더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원·달러 1240원에서 1300원까지는 이렇다 할 저항선이 없다. 뚜껑이 열린 것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도 “안정화되는가 싶던 환율이 주가 급락에 급변했다. 뉴욕선물과 아시아장이 망가지고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코스피가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원·달러도 급변했다”며 “당국의 스무딩도 있었던 것 같다. 미세조정이 없었다면 원·달러는 더 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롱(달러매수)이 부담스럽다. 다만 쇼트는 더 어려운 형국이다. 원·달러가 1250원을 뚫으면 고공행진을 보일 듯싶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 40분 현재 달러·엔은 0.64엔(0.59%) 하락한 106.98엔을, 유로·달러는 0.0020달러(0.18%) 상승한 1.1015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01위안(0.14%) 오른 7.0374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81.24포인트(4.86%) 추락한 1591.20을 기록했다. 이는 2010년 5월 26일 1582.12 이후 최저치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5895억7700만 원어치를 매도해 10거래일째 순매도를 지속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7일부터 12월 5일까지 기록한 21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3개월 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호주증시(ALL ORDS)는 334.00포인트(6.26%) 추락한 4998.80을,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34.22(1.23%) 급락한 2745.4219를,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284.98포인트(1.68%) 폭락한 1만6726.55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