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환보유액도 불안, 통화스와프 급하다

입력 2020-03-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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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늘리기로 했다. 19일부터 국내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는 종전 40%에서 50%로, 외국은행 지점은 200%에서 250%로 오른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화유출이 가시화하고 있는데 따른 ‘컨틴전시 플랜’의 첫 단계 조치다.

선물환포지션은 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 비중을 말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은행들에 외화자금 유입이 늘어나 자금공급 여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로 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상황을 완화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기업과 금융회사들의 외화조달 애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금융시장이 추락하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는 바닥이 어디인지조차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7일 전 거래일보다 2.47% 내린 데 이어, 18일에도 81.24포인트(4.86%) 폭락한 1591.20을 기록해 1600선이 깨졌다. 종가 기준으로 2010년 5월 26일(1582.12) 이후 가장 낮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외국인이 매도한 주식 물량은 14조 원에 육박한다.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다.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에 앞으로 변동성 또한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실물경제의 마비는 이런 현상을 더욱 부추길 게 틀림없다. 공포에 질린 시장이 추락하고, 무너지는 시장이 공포를 더 키우는 악순환으로 가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은 필연적으로 외국 자본 유출을 불러온다. 원·달러 환율은 18일 1245.7원을 기록했다. 2010년 6월 11일(1246.1원) 이후 원화가치가 가장 낮은 상태로 떨어졌다. 외환위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버팀목은 외환보유액이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2월 말 기준 4019억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럼에도 충분하지는 않다. 더구나 수출의 지속적인 감소로 무역흑자 폭이 줄면서 경상수지가 악화하는 추세다. 외환을 아무리 쌓아놓아도, 일시에 자본이 빠져나가는 쏠림현상이 나타나면 위기를 맞는 것은 순식간이다.

어느 때보다 외환관리가 중요한 때다. 기축통화 국가들과의 통화스와프가 우선적인 대안이다. 자국 통화로 상대 국가 통화를 맞교환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의 가장 든든한 안전판이다. 과거 금융위기 때 한국은 미국·일본과 300억 달러씩의 스와프 계약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 지금 이들과의 통화협력은 중단된 상태다. 통화스와프 확대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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