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 상권이 높은 공실률에도 특색있는 주점을 중심으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태원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6.4%로 서울 주요 상권 40곳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공실률에도 상권을 찾는 유동인구는 적지 않다. SK텔레콤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지오비전 통계를 보면, 올해 1월 기준 이태원 상권 일평균 유동인구는 13만6169명으로 조사됐다. 월평균(30일 기준)으로 약 409만 명의 유동인구가 이태원 상권을 찾는 셈이다.
상권 내 바(BAR)형 주점의 월평균 추정 매출은 9771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상권이 속한 용산구 전체에서 같은 유형 주점의 월평균 추정 매출(5774만 원)보다 3997만 원 높았다.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연령대는 30대로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47.4%를 차지했다. 20·30대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3%에 달할 정도로 젊은 층의 상권 유입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매장 내 1회 방문 시 평균 결제금액도 5만8792원으로 용산구 대비 1만 원 가량 높다. 계절별 매출 비율도 △봄(21.2%) △여름(27.9%) △가을(28.6%) △겨울(22.4%) 등으로 고르게 분포했다.
이태원 상권은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으로 인해 2013년 3분기를 기점으로 상가 공실이 증가하면서 침체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용산 미군 부대가 이전하면서 상권의 분위기는 더 얼어붙었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에도 특색 있는 점포를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이태원 상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침체된 상권 분위기에도 확실한 콘텐츠를 갖고 있는 점포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다"며 "같은 상권임에도 점포 특색에 따라 매출과 유입 수요자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