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3일 구제금융법 수정안을 의결함에 따라 미국發 금융위기가 새 국면에 접어 들었다. 하원의 표결 결과는 찬성 263표, 반대 171표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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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안은 재무장관에게 공적자금으로 금융회사들의 부실채권을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어 앞으로 재무부는 역경매 방식을 통해 부실채권을 인수, 금융시장에 유동성 위기를 해소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재무부에 공적자금 투입에 상당한 여력이 생김에 따라 부실 규모가 큰 대형 금융회사들은 재무부의 주도하에 빠른 속도로 인수.합병과 자산매각 등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돼 월가에 또 한차례의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그 동안 미국을 비롯한 유럽.아시아 금융시장이 미 의회의 구제금융법안 처리가 미뤄진데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해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법안이 하원을 최종 통과함에 따라 시장 심리도 상당부분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제금융이 이번 금융위기 사태의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아 이번 구제금융 법안 통과에 따른 향후 시장 반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날 하원 표결을 앞두고 뉴욕의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00포인트 이상 상승세로 출발해 표결 시작과 동시에 30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으나 법안 가결이 확정된 후에는 상승폭이 크게 줄어드는 양상을 나타냈다.
이는 구제금융법 수정안의 통과로 시장에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충분히 시장에 반영됐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