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당위성 커진 정의선 미래차 전략…코로나19는 긴축재정으로 맞대응

입력 2020-03-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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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이외에 모빌리티 서비스업 추가, 글로벌 차 산업 위기에 “투자비 줄일 것”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천명한 ‘미래차 전략’이 주주의 지지를 얻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는 감염병 팬데믹 사태로 불거진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수익성 중심의 긴축재정’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의지도 밝혔다.

현대차는 19일 서울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을 통해 사업목적을 기존 ‘각종차량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에서 ‘각종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주도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이 주총에서 주주의 지지를 얻게 된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정 부회장은 운신의 폭을 넓히며 미래차 전략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2층 대강당에서 52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업목적 추가를 포함한 정관변경이 모두 승인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리를 잡은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19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2층 대강당에서 52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업목적 추가를 포함한 정관변경이 모두 승인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리를 잡은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2025 전략 추진을 위한 첫 관문 통과=이날 주총은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과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로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라 800여 석 규모의 행사장에는 간격을 두고 약 140명의 주주가 자리를 잡았다. 이밖에 전자투표를 포함,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도 83.4%에 달했다.

이날 주총은 제52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포함해 △정관 일부 변경의 건(사업목적) △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최은수) △사내이사 선임의 건(김상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최은수)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모두 승인했다.

무엇보다 제1호 안건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에 관심이 쏠렸다.

앞서 현대차 사업목적은 ‘각종차량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이었으나 이를 변경해 ‘각종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으로 변경됐다. 전동화 차량 등 각종 차량 충전 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도 새로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CES 2020)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구현을 통해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나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정관 변경은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 등 2대 사업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현대차의 중장기 계획 ‘2025 전략’을 본격화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전체 사업의 50%는 자동차를 유지하되 나머지 30%와 20%는 각각 개인용 비행체(PAV)와 로봇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주주의 지지를 얻은 만큼,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인사말을 통해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는 현재 추진 중인 국내, 인도, 유럽 등의 지역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실행해 실질적인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면서 “자동차 기반의 혁신과 더불어 로봇, UAM, 스마트시티 등과 같은 폭넓은 영역에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로 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인삿말에 나선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의 모습. 이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거진 자동차 산업의 위기에 맞서 투자비를 축소하는 긴축재정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제공=현대차)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인삿말에 나선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의 모습. 이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거진 자동차 산업의 위기에 맞서 투자비를 축소하는 긴축재정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제공=현대차)

◇자동차 산업 위기에는 긴축재정으로 맞대응=최근 불거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속에서 원가절감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사장은 이날 주주를 향해 “재료비와 투자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 원가구조를 혁신해 수익성을 끌어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본격적인 '긴축재정'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그는 "올해 글로벌 경영환경은 미·중 무역 갈등 완화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어려운 외부환경 변화 속에서 당사는 올 한해를 2025 전략 실행의 출발점으로 삼고, 미래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이 사장은 "먼저 성공적 신차 출시를 통한 판매 확대 및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최근 공개한 제네시스 GV80을 필두로 제네시스 풀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 아반떼와 투싼 등 효자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권역별로 경영 환경에 따라 판매전략을 차별화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둘째, 저성장 기조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과감하고 근본적인 원가구조 혁신도 단행한다.

이 대표이사는 "권역별로 불필요한 제품군 및 파워트레인 효율화를 추진해 복잡성을 줄이고, 공용화 확대를 통해 재료비 및 투자비도 대폭 절감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생산 체계의 유연성을 확보해 수익성 중심의 의사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총을 통해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한 만큼,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운신의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왼쪽부터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0 미디어 간담회에 나선 신재원 UAM사업부 부사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 아트 마크먼 텍사스대 교수, 이상엽 디자인센터장의 모습.  (김준형 기자 junior@)
▲주총을 통해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한 만큼,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운신의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왼쪽부터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0 미디어 간담회에 나선 신재원 UAM사업부 부사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 아트 마크먼 텍사스대 교수, 이상엽 디자인센터장의 모습. (김준형 기자 junior@)

◇2020년이 미래차 주도권 확보 원년=셋째, 자동차 산업이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었지만 전동화,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사업에 대한 실행도 본격화한다.

그는 "전동화 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구동 부품 경쟁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 기술을 보유한 수소전기차는 올해부터 차량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시스템 판매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사장은 "2020년을 미래시장에 대한 주도권 확보의 원년으로 삼아 고객과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인사말을 마쳤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주총에서 김상현 재경본부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최은수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고문변호사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최은수 사외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됐다.

2019년 기말 배당금은 보통주 기준 3000원으로 결정됐다. 중간배당 1000원을 포함하면 연간 총 배당금은 4000원이다.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와 동일한 135억 원으로 동결했다.

이날 주총 현장은 코로나19 대응을 이해 열화상 카메라와 비접촉 체온계를 이용한 발열 체크 등이 입구부터 이어졌다. 이밖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마스크 착용을 확인하는 등 꼼꼼하게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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