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은 연구개발(R&D) 활동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기업 중 절반가량은 R&D 투자와 신규 연구인력 채용을 줄일 계획으로 기업 R&D가 위축될 우려가 커졌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11∼16일 연구소 보유 기업 1490개사(대·중견기업 58개, 중소·벤처기업 1432개)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위기상황에 대응한 기업 R&D 활동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R&D에 미친 영향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 기업의 79.8%(1189개사)가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17.9%는 ‘영향이 없다’고 답했으며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기업은 2.4%였다.
응답 기업의 47.7%는 ‘올해 초와 비교해 R&D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말했고, 41.3%는 ‘연구원 채용도 축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R&D 활동에 문제가 생긴 구체적인 사례로는 ‘국내 출장 제한 등으로 인한 R&D 활동 차질’이라는 답변이 58.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업 경영환경 악화와 자금 부족으로 R&D 과제 중단·축소’(42.7%), ‘국외 활동 제한’(39.1%), ‘연구개발에 사용되는 재료·부품 등의 공급난’(35.8%), ‘소속 연구원의 자가격리·감염 등으로 연구인력 공백 발생’(26%)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에도 기업이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질문에 응답 기업의 65.2%가 ‘출장·대면회의 축소’라고 응답했다. ‘특별한 대응 방안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도 19.7%에 달했다.
기업은 정부 R&D 사업의 경우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국가연구개발지원사업 참여 기업의 현금 부담률 완화(72.8%), 과제 기간의 한시적 연장(64.6%), 연구계획 변경 허용(4.0%) 등을 주문했다.
시급한 지원 방안으로는 △R&D 자금 지원(67.8%) △R&D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율 상향 조정(58.9%) △R&D 인력 채용에 대한 인건비 지원 사업 확대(54.2%) 등을 꼽았다. 중장기로는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고 기업이 R&D를 수행하는 사회문제 해결형 R&D 개발 사업 확대(55.3%) △온라인으로 비대면 R&D 협력을 지원하는 종합 플랫폼 구축(51.3%) 등의 필요성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