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금호산업, 고배당 고집하는 사연은

입력 2020-03-19 16:15 수정 2020-03-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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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투데이DB)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투데이DB)
자금난에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한 금호산업이 실절 부진에도 기존 배당 수준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논란이다. 반면 올해도 직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면서 내부 반발은 커지는 상황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5일 보통주 500원, 우선주 550원으로 총 176억 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시가 배당률 각각 4.3%, 1.5% 수준이다.

금호산업의 배당은 3년짼데, 문제는 재원 확보다. 2017년 당시 금호산업은 당기순이익 953억 원을 기록했고 그중 18.6%에 해당하는 177억 원을 배당했다.

2018년에는 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같은 배당액을 유지했고 지난해의 경우도 당기순이익은 88억 원에 그쳤지만 배당액을 유지했다. 당기순이익의 2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배당성향이 무려 202%에 달한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이런 높은 배당성향이 결국 대주주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금호산업은 금호고속이 지분 45.3%를 가지고 있고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0.03%, 소액주주가 42.9% 등을 가지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직접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은 1만 주로 배당액은 500만 원가량에 불과하다. 하지만 금호고속이 금호산업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은 82억 원에 이른다. 박 회장이 금호고속의 지분 31.1%를 가지고 있고 총수일가까지 합치면 70%가 넘는 만큼 금호산업의 배당 상당수가 총수일가에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볼 수있다.

이 같은 고배당에도 불구하고 내부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은 수년째 지급되지 않으면서 직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호산업 직원은 “희생을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배당액으로 배를 불리는 것 아니냐”며 “연이은 M&A와 구조조정 등으로 직원들의 피로감이 높아져 있는데 이에 대한 보상이 없어 직원들의 불만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 관계자는 “상장사가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 아니냐”면서 “대주주도 이익을 볼 수 있지만 많은 소액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 성과급 역시 아시아나항공 딜 클로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호산업 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19일 증시에서 금호산업은 17.74%(940원) 하락한 4360원으로 신저가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최근 폭락장을 감안하더라도 올 들어서만 주가가 62.08% 하락하며 시가총액도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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